23일부터 시작될 2006학년도 대입 수시1학기 전형을 앞두고 주요 사립대학이 지난해와 비슷한 유형의 논술을 출제할 것으로 알려져 본고사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우려된다. 일부 사립대는 지난해 수시1학기 논술에서 지문을 제시한 뒤 여러 문항에 걸쳐 요약과 논술을 하게 하는 높은 난이도 수준의 문제로 일선 고교와 학원가로부터 “본고사에 가깝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특히 교육인적자원부가 8월말까지 본고사 여부를 가름하는 논술 가이드라인을 마련키로 해, 이 기준을 적용하지 않아도 되는 사립대학들의 ‘본고사형 논술 시도’는 보다 구체화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내달 8일 수시1학기 논술 전형을 실시하는 고려대는 20일 “지난해 논술과 비교해 형태만 바뀔 뿐 기본 틀은 변경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고려대 지난해 수시1학기 수리논술 2~3개 문제는 일선 교사들 조차 “학교에서는 한번도 다뤄보지 않은 문제”라며 혀를 내둘러 올해 논술이 작년과 유형이 비슷할 경우 다시 한번 ‘변형된 본고사’ 시비에 휘말릴 것으로 보인다.
올해 수시전형에 처음 논술을 도입할 이화여대도 상당한 수준의 변별력을 요구하는 문제를 일부 출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화여대는 언어 논술의 경우 국문 또는 영문 지문과 통계ㆍ그림ㆍ사진 등의 자료를 제시하고 핵심 개념과 지문의 요지를 설명하거나, 제시된 주장에 반론을 제시하고 타당성을 검토하는 문제를 출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교는 5월 논술 모의고사를 보기도 했으나 당시 수험생과 교사들이 “일부 문항은 본고사”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다른 사립대들도 지난해와 유사한 형태의 논술을 내기로 방침을 정했다. D대 관계자는 “본고사 지침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 동안 해왔던 방식을 유지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느냐”고 말해 논술이 변별력 측정의 주요 수단이 될 것임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한편 지난 18일 각 대학에 “수시1학기에 본고사 유형의 문제를 내지 말라”는 협조공문을 보낸 교육부는 대학측의 반응을 주시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논술 가이드라인이 곧 나오는 만큼 대학측이 본고사형 문제를 내 화를 자초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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