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전쟁 당시 주월 미군사령관이었던 윌리엄 웨스트모어랜드 예비역 육군대장이 18일 밤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1세.
베트남에서 한국군과 함께 작전한 관계로 우리에게도 이름이 익숙한 그는 생전에 베트남 전에서 미국은 결코 패배하지 않았다는 논리를 폈다. 은발에 턱이 튀어나온 호전적 인상으로 유명한 그는 “정확히 말하면, 우리나라가 베트남에 약속한 바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이다. 미국이 베트남 전선을 10년간 유지한 덕분에 인근 국가들의 연쇄 공산화를 막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그들은 나를 거기에 배치해 놓고 잊어버렸다. 나는 1주일 내내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14~16시간 근무했다”며 베트남 전을 지휘한 경험에 강한 자부심을 나타내곤 했다.
은행업과 섬유업을 하는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웨스트포인트(육사)에서 생도대장으로 활약했으며 2차 대전 당시 유럽 전선 등에서 혁혁한 공을 세우면서 30세에 대령으로 진급, 승승장구했다.
한국전쟁에 참전해 전선에서 준장으로 진급했고 1960년부터 웨스트포인트 교장을 거쳐 64년부터 4년여간 중장으로 베트남 전을 지휘했다.
이후 참모총장을 지내고 72년 은퇴한 뒤 74년 공화당 후보로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에 도전했지만 당내 예비선거에서 고배를 마셨다. 82년 워싱턴에 참전기념물이 건설되자 수 천명의 참전용사가 참가한 시가행진을 주도했다. 이 때 “베트남 전을 부정확하게 보도했다”며 CBS 방송을 상대로 1억2,000만 달러(약 1,200억 원) 규모의 소송을 내기도 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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