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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 의료복지 르포-노인 케어 누가, 어떻게?] (10·끝) 日도쿄의 특별양호노인홈-만성질환 고령자 위한 선구적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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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 의료복지 르포-노인 케어 누가, 어떻게?] (10·끝) 日도쿄의 특별양호노인홈-만성질환 고령자 위한 선구적 모델

입력
2005.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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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볼 수 있는 요양원(너싱 홈)은 존재하지 않는다. 일본에서는 개호보험이 실시되지만 노인케어에서 의료와 개호를 분리하기 때문에 특별양호노인홈(일종의 양로원)에서는 의료행위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쿄의 특별양호노인홈은 의료와 간호를 병행한 고령자 복지의료시설의 선구적 모델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도쿄도(東京都) 코토(江東)구에 위치한 고령자 복지 및 의료복합시설은 노인병원, 보건시설, 요양시설이 이웃하고 있어‘3점세트’로 불린다. 도쿄도가 건축해 민간위탁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3점세트는 △미츠이 기념병원 △특별양호노인홈인 미츠이 요코엔(陽光苑: 일종의 양로원) △개호 노인보건시설로 구성돼 있다. 3개 시설 중 가장 최근(2003년)에 설립된 미츠이 요코엔(이하 특별양호노인홈)은 의료적으로 큰 문제는 없으나,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생활이 가능한 고령자를 위한 시설이다. 이곳은 만성기 환자를 주로 돌본다는 점에서 급성기 환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미츠이 병원과는 보완적 관계이다.

병원에서는 장기입원환자를 특별양호노인홈에 입원시킴으로써 퇴원 후 갈 곳이 없어 계속 입원하는‘사회적 입원’ 환자수를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 일본의 평균 재원일수는 30일이 넘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사회적 입원 때문이다. 특별양호노인홈은 훌륭한 의료진과 시설을 갖춘 미츠이 기념병원이 의료부문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실제 미츠이 병원이 의료를 맡는다는 사실만으로 입소 요구가 급증해 최근에는 10대 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을 정도다.

일반적으로 일본에서 특별양호노인홈은 생활만을 위한 시설로 노인 환자를 입소시키기는 불가능했다. 중증 케어를 필요로 할 경우에는 병원에 가야 했다. 따라서 입으로 식사를 할 수 없어 튜브를 통해 유동식을 주입받는 경우나 질병이 발생한 경우는 병원에 입원시켜야 한다. 그런데 이런 환자는 병원에 가서도 문제다. 장기입원 시 입원비 부담이 커 오래 있을 수도 없다. 그러나 미츠이 특별양호노인홈은 어느정도 중증의 노인들도 입소가 가능하며 또 충분한 케어를 받고 있다. 미츠이 병원의 내과의사 한 명과 신경과의사 두 명이 번갈아가며 진료를 담당해 의사가 상주하고 있는 셈이다.

미츠이병원의 부원장을 역임하기도 한 특별양호노인홈 시설장 다가와(多川齊) 원장은“일반적으로 특별양호노인홈에서는 중증환자를 받지 못하나 우리는 충분히 케어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일본의 개호전문인력은 역사가 짧기 때문에 아직 완전한 전문인으로 보기는 어렵다. 거기다 수용자는 대부분 의료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열이 난다든지 낙상한다든지 숨이 가쁘다든지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런 경우 사회복지사나 개호사(노인의 일상생활 지원과 간병을 전문으로 하는 인력으로 공인자격)의 역할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 시설에는 간호사가 8명이나 근무한다, 유사시 간호사들은 전문가 입장에서 개호사의 힘이 돼 주고 올바른 처치를 할 수 있게 해 준다”고 말했다. 간호사, 의사가 상주함으로써 개호뿐 아니라 노인의 건강상태가 갑자기 악화했을 때 즉각 대응할 수 있어 보다 완벽한 케어를 제공할 수 있다.

이 곳의 또다른 특징은 개인의 취향과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개인실 위주의 유니트(Unit) 운영 방식이다. 이미 일본에서는 2002년부터 모든 요양원의 1인실화와 유니트화를 도입했다. 도쿄도 특별양호노인홈은 150실 중 120실이 1인실이다. 일상생활에 있어서는 유니트 방식이 도입되고 있다.

하나의 유니트는 10~13명 내외로 구성되며, 각 유니트는 전용공간과 3~4명의 전임케어 스탭을 배치해 일률적인 기준에 따라 단체생활하는 일반요양원과는 크게 다르다. 거주의 편리성, 쾌적성을 추구하는 새로운 형태의 개념으로 식당, 화장실, 목욕시설도 모두 유니트별로 운영하고 있다. 대규모 시설에 입소하더라도 보다 인간적인 환경에서 노후를 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도쿄= 남상요 교수(유한대 의무행정과ㆍ한국일보 특별취재팀)

■ 일본의 노인케어 정책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가 전 인구의 20%) 진입을 앞둔 일본에서는 치매노인, 와상(臥床)노인의 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새로운 개념의 케어가 도입되고 있다. 주요 노인케어 정책을 소개한다.

와상노인 제로작전

2000년에 100만명이었던 와상노인의 수는 2025년에는 2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노인들은 자립적 성향의 구미에 비교하면 의존적이다. 이러한 문화적 차이로 인해 일본의 와상노인 수는 구미에 비해 월등히 많다.

아마모토병원(東京都多摩市)의 아마모토(天本宏) 이사장은“이들 중 많은 수는 소위 ‘만들어진’와상”이라며 “자연적 와상상태에 이르렀다기보다는 케어하는 사람의 태도와 생각에 따라 노인의 와상상태가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1990년부터 ‘와상노인 제로 작전’을 전개하고 있다.

다음은 와상노인 예방을 위한 10개항이다.

1.뇌졸중으로 인한 골절 예방이 와상노인 제로작전의 첫걸음이다.

2.와상노인은 누운 상태에서 생긴다. 따라서 과도한 안정은 역효과를 불러일으킨다.

3.재활은 빨리 시작할수록 효과적이다. 침대 위에서부터 훈련을 시작하자.

4.생활 속의 재활은 식사와 배설, 옷 갈아입기부터다.

5.아침 일찍 일어나 우선 옷을 갈아입고 옷매무새를 가다듬는다. 취침, 식사를 분리해 생활을 절도있게 하자.

6.과보호를 삼가하되 눈은 떼지 않는 것이 개호의 기본이다. 자립을 중요시한다.

7.휠체어를 침대에서 치우고 행동반경을 넓힌다.

8.손잡이, 단차(段差)를 없애고 편리한 주거환경으로 바꾼다.

9.가정이나 사회에서 즐거움을 발견하고 고립된 생활을 방지하자.

10.기능훈련, 데이서비스의 자발적 이용, 와상노인을 없애는 협력체제를 구축한다.

치매노인을 위한 그룹홈

일본에서는 치매라는 말 자체가 혐오감을 주고 인격을 모독한다 하여 인지증(認知症)이란 용어로 대신하고 있다. 치매 고령자수는 2005년 현재 약 170만명으로 앞으로 20년 동안 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고령자 15명 중 1명이 치매노인이지만, 20년 후에는 10명당 1명이라는 것이다.

치매노인을 위한 시설로 고령자 그룹홈이 신설되고 있다. 원래 그룹홈은 1980년대 스웨덴에서 시작된 것으로 치매노인을 대상으로 가정적인 분위기에서 소수가 공동생활을 하는 시설이다. 통상 8명 정도의 치매노인이 공동생활을 하면서 능력에 따라 식사지원, 청소, 세탁을 담당한다.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자유스럽게 노인 스스로 케어를 하면 예후도 훨씬 좋다. 일본후생성에서는 개호보험의 재택 서비스 형태의 하나로 치매성노인 그룹홈을 제도화하기 위한 기준을 마련 중이다. 그룹홈에서의 케어의 특징은 통제와 관리보다는 동기부여, 지원과 배려에 있다.

신체구속 제로 운동

의료나 복지시설의 고질적 병폐 가운데 하나는 신체구속 문제이다. 낙상의 위험이나 자신이나 타인에 위해를 가할 가능성에 대비해 신체를 구속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어떠한 경우에라도 인간의 신체구속은 있을 수 없다 하여 후생성을 중심으로 의료관련 단체에서는 ‘신체구속 제로운동’을 벌이고 있다. 각 의료기관이나 복지시설은 노인의 몸을 구속하는 행동을 폐지하겠다고 공개적으로 결의하고 이 운동을 전국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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