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회장으로 추대된 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18일 “상의와 국제상업회의소(ICC) 회장에 이어 두산그룹 회장까지 맡게 돼 책임이 무거워졌지만 큰 틀을 잡는 데 주력하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날 상의 주최로 제30회 최고경영자대학이 열리고 있는 제주 신라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10년 후를 생각하면 식은 땀이 흐른다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말처럼, 대한민국에 두 다리 쭉 뻗고 잘 수 있는 그룹 회장이 누가 있겠느냐”며 이렇게 말했다.
박 회장은 이어 “두산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중후장대(重厚長大)한 쪽으로 바뀌었고, 연 11조원의 매출액 중 해외매출 비중이 절반이 넘는 만큼 앞으로는 전혀 다른 패러다임 아래서 해외 쪽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며 “그룹의 조그만 일까지 시시콜콜하게 콩알을 세는 식의 역할은 하지 않을 것이며, 실무는 박용만 부회장이 계속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특히 최근 두산그룹 지분이 4세들에게 넘어가고 있는 것에 대해 “넘겨줄 것 넘겨주고 세금 낼 것 내는 데 문제될 것 없다”며 “뼈 빠지게 열심히 일해 번 것을 자식에게 넘겨주고 싶은 것은 인간으로서 당연하며 그걸 죄악시하면 자본주의 자체가 무너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를 외면한 채 부의 사회 환원 만을 강조하는 것은 헛소리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또 소버린이 SK㈜ 지분 매각을 통해 거액의 매매 차익을 얻은 것에 대해 “소버린이 8,000억원을 벌었다지만 투명 경영의 필요성에 대해 기업들에게 준 교훈 등을 생각하면 그 이상을 줬다고 생각한다”며 “부실기업으로 인해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되고 금감원이 기업들의 투명경영 등을 위해 한 일보다 더 큰 일을 해냈다”고 평가했다.
추가 인수ㆍ합병(M&A) 계획에 대해 박 회장은 “좋은 기업이 매물로 나오면 얼마든지 생각이 있다”고 말해 M&A를 통한 두산그룹의 외연 넓히기가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제주=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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