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의 파업이 3일째 계속되면서 파업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7일 오후 교섭을 가졌던 노사 양측이 19일 오후까지 추후 교섭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수련시설인 인천연수원에 집결한 채 파업을 계속하고 있는 노조측은 “회사에 교섭을 촉구하고 있지만 어떤 답변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사측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 반면 사측은 “노조에서 아직도 무리한 내용을 포함한 요구사항을 철회하지 않은 채 일괄타결 만을 주장하고 있어 교섭에 나설 수 없다”고 주장,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국제선과 제주노선 만으로 축소한 아시아나항공 운항시스템으로는 앞으로 1주일 가량 버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나항공 윤병인 부사장은 19일 “화물기와 국내선 80여편을 운항하지 않는다면 (현재 가용 조종사 비율인) 54% 수준으로 1주일 정도는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1주일 이상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지금과 같은 파행 운항조차 힘들 수 있다는 의미다. 사측 관계자는 “가용 조종사들이 법정 휴식시간 한도 내에서 최대한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어 시간이 흐를수록 피로 누적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체인력 투입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파업 장기화가 우려되는 원인 중 하나다. 사외 대체인력 투입은 불법파업인 경우에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파업이 불법이라고 가정하더라도 노선자격, 기종자격 등 자격요건이 까다로운 조종사의 특성상 즉시 투입 가능한 대체인력을 구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파업 장기화에 따른 항공대란으로 단순 휴가인파는 물론 방학을 맞은 유학생들의 발목마저 붙잡을 가능성이 있어 시민들의 불편은 극에 달할 전망이다. 화물편 전면 중단에 따른 수출입 차질과 대외 신인도 하락도 불가피하다.
아시아나항공이 나르는 수출입물량은 하루 약 1,700억원어치, 이로 인한 항공사 매출액은 하루 25억원에 달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2001년 6월 1주일 간의 조종사 동시 파업 당시 각각 395억원, 102억원의 매출 손실을 입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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