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러운 입간판, 콘크리트로 뒤덮인 서울 도심 보도 환경의 업그레이드가 한창 진행중이다. 서울시와 각 자치구는 녹화거리 조성사업, 강북 대학가 주변지역의 환경 정비를 위한 보도 개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잠시라도 한눈을 팔고 걸을 수 없을 정도로 지저분한 보도들이 냇물이 흐르고 푸른 나무가 감싸 안은 자연친화적인 ‘걷고 싶은 거리’로 변하고 있다.
‘테마가 있는 거리’ 속속 등장
양천구 목동 이대병원에서 화물터미널까지의 목동 중심가 2.2㎞의 보도는 천편일률적인 포장 보도에서 테마가 있는 걷고 싶은 거리로 탈바꿈했다.
양천구는 이 일대 보도를 19개 구간으로 나누고 총 13개 블록의 보도 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을 2002년부터 진행중이며 내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최근 8개 블록의 환경 개선을 끝냈고 8월 중 2개 블록 공사가 마무리된다. 구는 각 구간을 학교가 밀집한 ‘청소년 문화 거리’, 상가와 교회가 위치한 ‘젊음의 거리’, 관공서 중심의 ‘해와 별의 거리’ 등으로 명명하고 특색 있는 거리로 조성하고 있다.
양천구 관계자는 “구청 주변은 ‘묵향의 거리’로 이름 짓고 경관석에 시를 새겨넣어 주민들이 즐겁게 산책할 수 있도록 꾸몄으며, 학교 주변에는 조각광장과 만남의 광장을 만들어 시가지의 메마른 이미지를 잊을 수 있게 했다” 고 말했다. 양천구는 이밖에도 신월동 복개천 녹지벨트, 도원길 걷고 싶은 거리 만들기 사업도 추진중이다.
대학가 주변도 탈바꿈
서울시는 대학가 주변지역 환경개선사업의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이화여대 주변의 보도 개선 사업을 10월까지 마칠 계획이다. 시는 이달초 지하철 이대역~이화여대 입구~국철 신촌역에 이르는 500㎙ 구간에 대한 토목공사 및 지중화 공사에 착수했다.
시는 가로등과 안내판 등 가로 환경시설물과 보도 등을 개선하고 시야를 가리는 전선을 지중화하는 한편, 일대 업주들의 협조를 받아 광고물 및 건축물 외관 정비도 병행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사업이 마무리되면 이화여대 주변 통학로는 물론 도로변 상가의 외관과 광고물 등이 업그레이드돼 지역 여건이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행인들의 보도 환경도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동작구 숭실대 앞 도로에도 산책로가 조성된다. 서울시는 숭실대 앞 도로 800㎙ 구간을 11월까지 걷고 싶은 거리로 조성하기로 하고 녹화 공사에 들어갔다.
시가 추진하고 있는 대학교 담장 녹화와 함께 진행되는 이 사업으로 일대에는 폭 5㎙ 가량의 산책로가 만들어지고 곳곳에 시냇물과 미니폭포, 그리고 전시공간이 꾸며져 학생들과 지역 주민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쉼터로 변신한다. 산책로 주변에는 소나무 등 19종 1만여 주의 나무를 심고 캠퍼스 안에 있던 서양측백나무 등 1,800주가 거리로 나오게 돼 학교 담장으로 나뉘었던 삭막한 공간이 탁 트인 푸른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날 전망이다.
차에 빼앗겼던 산책로도 시민 품으로
성북구 북악산 스카이웨이 가운데 성북동 구민회관에서 종로구 경계까지의 3.5㎞ 구간에 폭 1~1.5㎙의 산책로를 만드는 공사가 이달말 마무리 된다.
1968년 개통된 이후 아름다운 풍광으로 대표적인 드라이브코스로 꼽혀온 이곳은 차로밖에 없어 그동안 산책은 불가능했다. 성북구는 지난해 12월부터 이 도로변에 자연친화적인 산책로를 만드는 공사에 들어가 목재 보행데크, 간이 나무다리 등을 설치했다. 성북구 관계자는 “지금까지 보도가 없어 북악스카이웨이의 매력을 가까이서 즐길 수 없었던 주민들에게 새로운 산책로가 생겼다” 며 “창의문에서 구 경계까지의 1.1㎞ 구간 공사도 연말께 마무리될 예정이어서 내년부터는 북악산의 아름다운 보행벨트를 온전하게 즐길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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