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이목희 제5정조위원장이 19일 “조종사노조의 노동3권 제한을 추진하겠다”고 했다가 뒤늦게 이를 철회하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이 위원장이 이날 고위정책회의에서 언급했다가 철회한 발언은 “국민정서를 외면한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들의 파업이 지속될 경우 고임금 근로자의 노동3권 가운데 일부를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언급은 노동계가 군사독재의 유물로 규정하고 폐지에 사활을 걸고 있는 ‘직권중재를 통한 파업권 제한’으로 받아들여졌고, 노동계는 곧바로 반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당내에서도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노동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이 위원장이 일방을 자극하는 발언을 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 동안 이 위원장은 노동계를 향한 비난을 주저하지 않아 “설화(舌禍)가 우려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노동계 반발 등 사태가 심상치 않을 듯하자 이 위원장은 회견을 자청, “표현이 적절치 못한 부분이 있었다”면서 “정당성이 결여된 파업이 지속된다면 ‘항공산업을 직권중재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사회 일각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게 될 것이라는 얘기였다”고 해명했다. 그는 “노동기본권은 확대되는 게 옳으며 이것이 당의 기본입장”이라고도 말했다.
하지만 이번 해프닝을 보는 시선은 차갑다. 당장 민주노동당은 “직권중재를 없애겠다는 게 참여정부의 대선공약이었다”며 “직권중재를 철도와 지하철, 시내버스까지도 확대하겠다는 거냐”고 반발했다.
환노위 소속 우리당 의원도 “이 위원장이 비정규직법안 처리를 두고 노동계를 향해 ‘맹동(盲動)주의’니 ‘진보를 가장했다’느니 하며 비난을 퍼부을 때부터 위태로워 보였다”고 꼬집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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