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초 유럽연합(EU)의 전신격인 유럽경제공동체(EEC)의 영국 가입을 이끈 에드워드 히스 전 영국 총리가 17일 별세했다. 향년 89세.
목수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65년 귀족이 당을 이끄는 보수당의 전통을 깨고 보수당 역사상 처음으로 의원들의 선거로 당수가 됐다. 70년 2차 대전 후 계속된 침체의 악순환을 끊는 ‘조용한 혁명’을 약속하며 총리에 당선됐으나 총리 재직 기간 내내 강성 노조에 시달리다 75년 같은 당 소속 잡화상의 딸 마거릿 대처에게 밀려 당수직과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총리 재임 중인 73년 국내 여론과 프랑스의 강력한 반대를 물리치고 EEC에 가입한 것이 가장 큰 업적으로 꼽힌다. 75년 총리에서 물러난 뒤 하원의원으로 남아 대처 총리를 공격하며 복귀를 노렸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92년에는 기사 작위를 받았다.
옥스퍼드 대학에서 정치학과 경제학을 공부하면서 근면한 보수주의자의 토양을 갖췄으며 어린 시절부터 익힌 피아노와 지휘, 요트 실력은 최고의 전문가 수준으로 유명했다. 대처 전 총리는 “히스 경은 평범한 배경에 공립학교 출신이라는 점, 민주적 선거로 당선됐다는 점에서 보수당 최초의 현대적인 지도자이고 정치적 거인이었다”고 추모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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