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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박용성 회장 체제로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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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박용성 회장 체제로 재편

입력
2005.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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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109년을 맞은 재계서열 10위 두산그룹이 박용성(65) 두산중공업 회장 체제로 재편된다.

두산은 18일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박용성 회장을 그룹 회장으로 추대하기로 했으며 창립기념일인 8월1일부터 회장 승계작업을 시작해 연내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996년 12월 박용곤(73) 두산 명예회장으로부터 그룹 회장직을 물려받아 9년째 그룹을 이끌었던 박용오(68) 회장은 ㈜두산의 명예회장직을 맡아 일선에서 한발 물러선다.

이에 따라 두산은 고 박두병 초대회장의 6남1녀 가운데 박용곤(장남)-용오(차남)-용성(3남) 등 3형제가 차례로 회장직을 이어받는 전통을 이어가게 됐다.

두산이 박용성 회장 체제로 재편한 것은 최근 이뤄지고 있는 공격 경영의 고삐를 죄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9개 계열사를 둔 매출 11조원, 자산 12조원 규모의 두산은 올 초 두산인프라코어(구 대우종합기계)를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으로 ‘주류와 유통그룹’에서 ‘중공업 그룹’으로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박용오 회장의 경우 건강에는 문제가 없지만 고희를 앞둔 고령이어서 대내외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박용성 회장 체제로의 개편을 서두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박용성 회장보다 15살 아래 동생인 박용만(50) 그룹 부회장이 지주회사격인 ㈜두산을 비롯한 6개 상장사 등기이사직을 맡아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두산그룹은 박용성 회장ㆍ박용만 부회장 체제란 큰 틀에서 경영활동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4세 경영의 틀을 닦기 위한 포석도 깔려 있다. 두산은 최근 4세 경영인들을 주요 계열사 요직에 앉히며 세대교체를 준비해왔다. 두산은 이날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정원(43) ㈜두산 상사BG 사장을 두산산업개발 부회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앞서 박용성 회장의 장남인 진원(37)씨도 두산인프라코어 상무로 발령했다.

박용오 회장의 차남인 중원(37)씨는 두산산업개발 경영지원본부 상무로, 박두병 회장의 4남인 박용현(62) 서울대의대 교수의 장남 태원(36)씨는 두산 계열 벤처캐피털인 네오플럭스의 상무로 각각 근무하고 있다.

두산을 이끌어 갈 박용성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국제상업회의소 회장,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등 공식직함만 60개가 넘는 마당발인데다 거침없는 정부 정책 비판으로 ‘미스터 쓴소리’로 불린다. 그는 이날 사내 게시판을 통해 “두산그룹 가족들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인화 단결해 글로벌 두산으로의 도약을 위해 더욱 매진해 줄 것”을 당부했다.

황양준 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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