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의 자산보유 구조에 중요하고도 의미있는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이 흐름이 아직은 부동산 맹신이나 은행예금ㆍ채권 등 안전자산 선호경향을 무너뜨릴 정도는 아니지만, 주식 보험 연금 등에 대한 관심과 투자비중이 커지고 특히 적립식 펀드를 포함한 간접투자로 옮겨가는 추세는 확연히 감지된다.
2001년 902조원에서 올 3월 현재 1,097조원로 급증한 금융자산 가운데 은행예금은 62%에서 57%로 줄고 상대적으로 주식 등 비은행 금융자산 비중이 40%대로 확대된 것은 한 예다.
물론 400조원을 훨씬 넘는 시중 부동자금의 향방을 점치는 것은 여전히 섣부르다. 하지만 “하늘이 두쪽 나더라도 부동산만은 확실히 잡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확고한 데다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종합주가지수 1,100을 바라보는 증시의 체력도 어느 때보다 튼튼한 것으로 분석돼, 현재의 시장상황을 세심하게 관리하면 경제의 선순환을 이끌어내는 것도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 점에서 최단기 투자대기 자금인 MMF(머니마켓펀드)에 이달 들어 보름새, 증시 고객예탁금과 맞먹는 10조원 이상의 돈이 들어온 것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시장분석가들은 “이 돈이 대부분 차익실현 후 주식형 펀드에서 빠져나와 재투자처를 찾는 것이라고 해도 과거처럼 부동산으로 몰려가지 않고 증시 주변에 남아있는 것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증시가 머니게임이 아닌 기업실적, 개인이 아닌 기관, 특정재료가 아닌 유동성을 추동력으로 확보하면서 부동산 시장을 대체할 자산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얘기다.
정부의 부동산 안정대책이 지속적 성과를 거두려면 이 흐름을 놓쳐선 안된다. 상장ㆍ등록 기업의 수익성이 좋아지면 증시가 매력적인 투자처가 되고 이에 따른 자산효과와 기업의 투자의욕 고취는 그대로 경제의 활력소가 된다. 돈이 투자로, 소비로 흘러가는 길을 마련해주면 부동산 광풍이 왜 일어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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