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 일행은 12일 금강산관광사업 등을 논의하기 위해 방북할 당시 김정일 위원장과 만날 공산이 크다는 감(感)을 잡고 있었다는 후문이다.
현대 관계자는 “6ㆍ15 남북선언5주년 행사로 평양을 갔을 때 김 위원장이 현 회장을 만나지 않은 것에 대해 미안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며 “이번 방문 때 김 위원장이 자리를 만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 회장이 금강산을 찾은 지 사흘이 지나도 북측에서 별다른 연락이 오지 않아 “이번에도…”하는 조바심이 생겼으나 결국 나흘째인 15일 만나자는 연락이 온 것이다.
김 위원장은 16일 현 회장과의 단독 면담 후 일행과 오찬을 하면서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애도의 마음을 드러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분들이 돌아가신 게 마음이 쓰리다”며 정주영, 몽헌 회장 이야기를 많이 했다는 것.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정몽헌 회장에게는 금강산을 줬는데 현 회장에게는 뭘 줄까 고민했다. 현 회장에게는 백두산을 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특히 현 회장의 맏딸 정지이(29ㆍ현대상선 과장)씨에게 “안경만 쓴다면 아버지를 꼭 빼 닮았다. 꼭 아버지를 보는 것 같다.”고 말해 현 회장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고 한다.
북한측이 비공개를 요구하는 바람에 양측이 만난 장소는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일단 원산초대소일 가능성이 크다. 원산은 정주영 회장의 고향인 통천과 그리 멀지 않은 곳으로 2000년 6월29일 정주영 회장 및 정몽헌 회장이 5시간 가까이 김 위원장과 면담을 가졌던 곳.
원산초대소에는 330㎙의 롤러스케이트장, 수영장 등 다양한 시설이 구비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김 위원장이 이곳에서 여름 휴가를 보내던 중 현 회장 일행을 만났을 가능성도 있다.
이날 현 회장과 김 위원장간의 단독 면담에는 지난달 정동영 통일부 장관 면담때에 이어 림동욱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또다시 배석했다. 이 때문에 림 부부장이 김용순 노동당 대남당당비서 사망이후 공석이 된 대남 업무에 있어 정치뿐 아니라 경제부분까지 맡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황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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