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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파업 첫날 결항·운항 지연 속출/ "하늘길 막은 이기주의" 비난 빗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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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파업 첫날 결항·운항 지연 속출/ "하늘길 막은 이기주의" 비난 빗발

입력
2005.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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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가 무리한 요구사항을 무더기로 내건 뒤 이를 일괄 수용할 것을 사측에 요구하다 17일 낮 12시 총파업에 돌입하자 “지나친 이기주의”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사측뿐만 아니라 승객들도 이번 파업과 관련, 노측의 협상 방식을 문제 삼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는 이날 “78개 미합의 사항, 특히 이 가운데 14개 핵심쟁점에 대해 16일 밤까지 사측과 협상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면서 파업을 시작했다. 노측은 “사측의 수정 제안이 없으면 파업을 계속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에 따르면 노측은 교섭 내내 78개 미합의 사항 전부를 받아들일 것을 고집하다 정회 중 일방적으로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6일 24시간 시한부 파업 뒤 진행된 5차례의 본교섭 가운데 2차례 교섭에는 김영근 노조위원장이 불참하는 등 협상에도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아 “파업을 위한 협상을 벌였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사측은 쉬운 것부터 하나씩 타결하자고 하는데 그때마다 위원장이 사인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위원장이 교섭에 나가지 않은 것은 사측이 준비한 것이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노조의 요구사항이 무리하다는 지적도 많다. 노측은 ▲비행임무 전 약물 및 음주검사 중단 ▲연간 총 비행시간(1,000시간)에 임무 수행을 위해 승객석으로 이동한 시간을 포함 ▲영어자격시험 폐지 ▲비행사고로 징계된 조종사 원상복구 등을 14개 핵심쟁점으로 내걸고 있다.

이에 대해 사측은 “노측이 회사의 고유한 인사권을 침해하고 일반 직원과의 형평성에도 어긋나는 요구를 하고 있다”며 “스스로 내세운 안전운항에 역행하는 요구도 있다”고 성토했다. 이 같은 사측의 주장에 일반 시민들도 동조하는 분위기다.

노측은 6일 시한부파업을 하면서 주장한 요구사항 때문에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은 바 있다. 당시 노조는 ▲해외출장지 호텔에 골프클럽 4세트 비치 ▲조합탈퇴자 해고조치 ▲해외체류 조종사가족에 연간 항공권 14장 제공 등을 요구하다 결국 철회했다.

조종사노조의 도를 넘는 요구 때문에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승객의 몫으로 남았다. 파업 첫날인 오후 2시 부산발 베이징(北京)행 OZ315편이 조종사의 운항 거부로 50분 가량 지연운항됐고 오후 3시 김포발 광주행 항공기 운항은 아예 취소됐다.

승객들은 “굳이 여름휴가철 성수기에 승객을 볼모로 파업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열린우리당 이목희 제5정조위원장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의 파업에 대해 “합법적이기는 하지만 평균 근로조건과 국민정서를 볼 때 정당성이 매우 결여돼 있다”고 비판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신기해기자 shink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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