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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론디 75주년, 잔치는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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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론디 75주년, 잔치는 시작됐다

입력
2005.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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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신문 연재만화 ‘블론디’가 9월 8일로 탄생 75주년을 맞는다.

1930년 이날 만화가 칙 영이 신문에 처음 실은 블론디는 현재 한국일보를 비롯해 55개 국 2,300개 신문에 실려 매일 2억5,000만 독자가 읽고 있다. 단행본으로도 이미 250권 넘게 출간됐다.

주인공인 아내 블론디와 남편 대그우드 부부는 지금도 미국에서 각종 영화와 TV 시리즈의 소재가 될 뿐만 아니라 기념우표에 등장한다. 다정하면서도 톡톡 튀는 이 부부는 평범한 미국 중산층의 삶과 사고방식, 생활습관 등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래서 대그우드가 온갖 재료를 넣어 만드는 거대한 샌드위치는 미국 팝 문화를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유명 영어사전 웹스터 사전에‘Dagwood’란 고유명사로 실려 있다.

미국 언론들은 최근 블론디 75주년을 미리부터 주목하고 있다.

아버지에 이어 블론디를 그리고 있는 딘 영(65)은 인터뷰에서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그 분은 이런 놀라운 인물들을 만들어내신 천재였어요. 이런 인물을 준다면 원숭이라도 지금 제가 하는 작업은 할 수 있을 겁니다. 그 분은 제게 캐릭터군(群)과 우성유전자를 주셨지요”라고 말했다.

그는 블론디의 인기 비결을 “오랜 세월 서로 사랑해 온 두 부부. 여기저기 장애가 다가오지만 결코 사그라들지 않는 열정 같은 것 등등”이라고 설명한다.

유명 만화 ‘비틀 베일리’의 작가 모르트 워커는 “블론디를 읽는 것은 숨을 쉬는 것과 같다. 모두들 대그우드와 그의 수면욕 등에 관해 이야기한다. 그것은 삶의 일부분이다”라고 지적했다.

‘해거’의 작가 크리스 브라운은 “블론디는 마치 다윈의 진화론처럼 만화가 어떻게 살아 남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결국 유머란 진실성에서 나오는 것이며 우리는 수십년 동안 블론디에서 그 사실을 확인했다”고 평했다.

블론디는 원래 지금의 블론디가 아니었다. 연재를 시작할 무렵에는 허영심 많은 철부지 아가씨 블론디의 연애 이야기였다. 대그우드도 그녀를 쫓아다니는 부잣집 아들이었다.

그러나 대공황의 와중에 있는 미국 사회 분위기와 동떨어진 연애담에 많은 독자가 등을 돌렸다. 궁여지책으로 원작자인 칙 영은 둘을 결혼시키고 평범한 부부의 일상을 그려가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또 한 차례 고비는 칙 영이 73년 73세로 사망했을 때였다. 아들 딘이 아버지와 10여 년간 함께 작업을 해 왔지만 600여 신문사가 연재를 취소했다. 딘은 캐릭터 설정과 블론디 부부의 결혼생활을 현대화시킴으로써 위기를 극복하고 연재 신문수를 늘리기까지 했다. 지금은 딘 영이 데니스 르브륀과 함께 그리고 있다.

딘은 75주년을 기념해 이미 지난 10일부터 3개월 연작 시리즈를 시작했다. 시리즈에는 ‘비틀 베일리’, ‘딕 트레이시’, ‘개구쟁이 데니스’, ‘가필드’, ‘해거’등 다른 만화에 나오는 20여 캐릭터가 카메오로 등장한다. 9월 4일에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 내외까지 초대한 성대한 파티를 열 계획이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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