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낭가파르바트 루팔벽 한국인이 올랐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낭가파르바트 루팔벽 한국인이 올랐다

입력
2005.07.15 00:00
0 0

한국산악원정대가 94일간의 사투 끝에 35년 동안 사람의 발길을 허용하지 않았던 세계 최대ㆍ최고 난이도의 초대형 암벽에 올라섰다.

산악인 이성원(44) 대장이 이끄는 ‘한국 낭가파르바트 루팔벽원정대’는 15일 새벽3시(한국시각) 죽음의 등정로로 악명이 높은 루팔 대장벽을 통해 파키스탄의 낭가파르바트(8,125m) 정상에 깃발을 꽂았다.

원정대 이현조 김창호 대원은 14일 새벽 2시에 캠프4를 출발해 25시간 동안 거의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살을 에는 바람을 뚫고 정산을 밟았다. 4월12일 원정대 출발 이후 94일 만의 쾌거다.

파키스탄 펀잡 히말라야에 위치한 낭가파르바트는 높이 면에선 세계 아홉번째 고봉에 불과하지만 워낙 산세가 험해 ‘산 중의 산’ ‘운명의 산’으로 불린다. 특히 루팔 벽은 등반 고도 4,500m에 평균 경사도 60도에 이르는 난공불락의 요새로 알려져 있다.

대한산악연맹 관계자는 “그 동안 루팔벽을 통해 낭가파르바트를 오른 사람은 8,000m급 14좌를 세계 최초로 완등한 전설적인 산악인 라인홀트 메스너(1970년)가 유일하다”며 “35년 동안 단 한차례도 완등을 허락하지 않았던 루팔 벽이 2005년 한국원정대에게 길을 열어줬다”고 낭보의 감격을 전했다.

4월12일 광주를 떠난 원정대가 잡은 귀국 일자는 이달 1일. 하지만 인간의 계획을 말 그대로 계획일 뿐이었다. 출국할 때만 해도 5월말이나 6월초에 정상 공격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날씨가 원정대의 발목을 잡았다. 4월20일 베이스캠프를 구축한 원정대는 캠프1(4,900m) 캠프2(6,200m) 캠프3(6,800m)를 구축하며 순조롭게 정상을 향해 나아갔다.

지난달 21일 캠프4(7,350m)를 구축한 원정대는 26일 1차 공격에 나섰다. 하지만 김미권 대원이 낙석에 오른 다리에 금이 가는 부상을 당해 원정대는 일단 후퇴했다.

이후 악천후가 계속됐고 원정대는 무려 보름 동안 속절없이 날씨가 좋아지기만 기다렸다. 그 동안 원정대는 귀를 찢는 바람 소리에 잠을 설쳐야 했고 식량이 바닥이 나 중도 하산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했다.

14일 새벽. 원정대는 이현조 김창호 대원이 2차 공격에 나섰고 정상을 정복, 94일 대장정의 드라마에 감격의 마침표를 찍었다. 정상에 오른 두 사람은 “그 힘들다는 루팔벽에 오른 주인공이 돼 너무 기쁘다”며 “춥고 바람이 세차게 불어 빨리 내려 가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 여성 산악인 최초로 6대륙 최고봉을 완등한 오은선씨는 “기념비적인 쾌거”며 “내려오는 길도 올라는 것 못지않게 힘드니 모쪼록 안전하게 하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일환 기자 kev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