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무더위를 피해 도시를 탈출하려는 당신에게 강원도 숲 속의 음악 잔치가 손짓을 한다. 별이 총총한 여름 밤 선들선들 부는 바람을 맞으며 오페라를 즐기는 건 어떨까. 대관령 맑은 공기를 쐬며 산책하고 돌아와서 듣는 멋진 연주도 좋겠다.
이효석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고장인 강원 평창에서는 2003년부터 ‘메밀꽃마을 오페라 체험 축제’가 열리고 있다. 기원오페라단이 평창 용평면 용전리의 한 폐교에서 여는 축제로 지난해 1만 명 이상이 다녀갔다. 올해는 29일부터 8월 6일까지 열린다.
울창한 숲 속에서 보는 오페라로 올해는 이건용의 ‘봄봄’,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유명 오페라의 하이라이트를 모은 갈라 콘서트를 준비했다. 오페라 외에 뮤지컬 ‘인당수 사랑가’와 ‘죽은 시인의 사회’도 공연한다.
이 축제는 공연을 보는 것 뿐 아니라 오페라 의상과 분장 체험, 리허설 구경, 성악가들과의 대화를 비롯해 탈춤과 판소리, 뮤지컬 노래 배우기, 음악과 와인, 마임 특강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축제 현장인 메밀꽃오페라 학교는 영동고속도로 장평 인터체인지에서 3, 4분 거리 국도 변에 있다. 자세한 정보는 인터넷 www.kiwonopera.com 참조. (033)322-0058
올해로 2회째인 대관령국제음악제는 8월 3일부터 19일까지 평창의 용평리조트를 중심으로 대관령 일대에서 열린다. 미국 줄리어드 음악원의 바이올린 명교수 강효가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이 행사는 유명 연주자들이 음악 전공 학생들을 지도하는 음악학교와, 이들 학생과 교수진이 일반 관객들에게 선물하는 연주회가 두 기둥이다.
광복 60주년인 올해는 ‘전쟁과 평화’ 라는 주제 아래 17개국에서 찾아온 학생들과 50여 명의 음악가들이 참여해 45회 이상의 콘서트, 17회의 마스터클래스, 음악가와의 대화, 협연자 선발 콩쿠르 등으로 진행된다. 예술감독 강효는 “세계 각지에서 분쟁의 소용돌이가 가라앉지 않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음악을 통해 평화를 향한 소망을 전하려 한다”고 말한다.
시작은 분단의 현장인 철원의 노동당사에서 8월 3일 저녁 열리는 DMZ 평화ㆍ콘서트다. 이 음악제 상주 실내악단인 세종솔로이스츠가 미국에서 활동 중인 작곡가 김진희의 신작 ‘한 하늘’을 세계 초연한다. 평화의 기원을 담은 또다른 곡으로 세계적 작곡가 베자르 란즈바란의 ‘깨어남’은 용평리조트 내 눈마을 홀의 5일 저녁 개막연주회에서 세계 초연된다.
올해 참가자 명단에는 이고르 오짐ㆍ조엘 스미어노프ㆍ이성주(바이올린), 볼프강 엠마누엘 슈미트ㆍ알도 파리소ㆍ백청심(첼로) 블라디미르 펠츠만ㆍ김영호(피아노) 와킨 발데페냐즈(클라리넷) 등 국내외 유명 연주자들이 들어있다.
이들 연주자들이 모여 금ㆍ토ㆍ일 저녁 눈마을 홀에서 실내악과 협주곡으로 펼치는 저명 연주자 시리즈가 축제의 하이라이트다. 2만원, 3만원의 비교적 싼 값에 최고의 연주를 들을 수 있는 자리여서 지난해의 경우 수 주 전 매진될 만큼 인기를 끌었다. 자세한 일정과 정보는 음악제 홈페이지(www.gmmfs.com)에서 알 수 있다. (033)249-3374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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