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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로브 신임 철회?

입력
2005.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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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칼 로브 백악관 비서실 차장의 리크게이트 책임 문제에 대해 “조사가 진행 중이므로 조사가 끝난 뒤 얘기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로브 차장이 미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 신분 누설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된 뒤 사흘만에 나온 첫 언급이다.

부시 대통령은 로브 차장이 참석한 백악관 각료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이것은 중요한 사건이기 때문에 언론 보도를 기초로 예단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을 끊었다.

언론들은 부시 대통령의 이런 반응을 자신의 재선 일등공신이자 친구인 로브에 대한 미온적인 신임 표시로 해석했다. 공화당 내부에서 알베르토 곤살레스 법무장관의 대법관 지명 반대 의견이 나오자 “그는 나의 충직한 친구”라며 옹호했던 것과는 대비되는 반응이라는 것이다.

AP 통신은 “부시 대통령이 로브를 공개적으로 옹호할 수 있는 기회를 지나쳤다”고 밝혔고 로이터 통신은 “부시가 일부 공화당원들이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로브에 대한 공개적인 신임을 표시하지 않았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이 발언만으로 부시 대통령이 로브와 결별 수순에 들어갔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로브와 백악관에서 일하고 있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 대통령의 의견은 매우 분명하다”며 로브에 대한 부시의 변함없는 신임을 강조했다.

여론은 부정적으로 흐르고 있다. NBC 뉴스와 월스트리트저널이 8일부터 3일간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이 정직하고 솔직한가에 대한 질문에 “그렇다”고 한 응답은 1월 50%에서 41%로 떨어진 반면 “진실성이 의심스럽다”는 응답자는 36%에서 45%로 늘었다.

공화당 내부의 반응은 복잡하다. 아직은 조심스럽지만 이 사건이 부시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미칠 정치적 타격을 우려하며 로브의 사임을 권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일부 공화당원들은 로브 차장을 옹호하기 위해 민주당의 공세를 반격하기 시작했다.공화당 전국위원회 켄 멜먼 위원장은 “로브는 그저 기자에게 부정확한 기사를 쓰지 못하도록 경고했을 뿐”이라며 “성난 좌익(민주당)이 그를 중상모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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