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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곯는 국제결혼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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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곯는 국제결혼여성

입력
2005.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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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출신 N(28)씨는 남편이 사업에 실패한 뒤 아기 분유 살 돈도 없는 가난에 허덕이고 있다. 시부모를 모시며 식당에 나가 근근히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오히려 고국에 있을 때보다도 경제형편이 어려워 밤마다 눈물로 지새고 있다.

중국동포 H(25)씨는 중국에서 한국계 회사에 근무하다 남편을 만나 연애 결혼했다. 하지만 한국에 온 뒤 남편의 상습적인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 아이를 안고 있을 때도 머리채를 휘어잡고 벽에 내던지기가 다반사였다. 폭력의 정도가 갈수록 심해지지만 1년을 기다려야 시민권이 나오기 때문에 이를 악물고 견디고 있다.

한국 남자와 결혼해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 여성의 절반 이상이 절대 빈곤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들 중 90% 가량이 기초생활보장제도로 보호 받지 못하고 있고 20% 이상은 의료보장 혜택을 받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여성결혼 이민자 부부 945쌍을 대상으로 국제 결혼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국제결혼 부부의 평균 연령은 부인이 34세, 남편이 41세로 부부간 평균 7살 차이가 났다. 남편이 10살 이상 많은 경우도 34%에 달했다. 남편에 비해 10살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는 베트남 여성(72%)이 가장 많았고 몽골(60%) 구소련(57%)가 뒤를 이었다.

외국인 여성이 한국인 남편과 결혼한 이유는 ‘경제적 이유’(41%)가 가장 많았으며 특히 결혼중개업체를 통한 국제결혼은 ‘경제적 이유’(73%)가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바람과는 달리 여성 결혼 이민자 가구의 52.9%가 최저생계비 이하 가구소득에 머물렀고 경제적 이유로 끼니를 거른 적이 있는 경우도 15.5%나 됐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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