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처 고위 간부들은 월요일 아침이 두려워요.”
매주 월요일 오전 열리는 간부회의를 앞두고 재정경제부 실ㆍ국장들은 시험을 앞둔 수험생처럼 긴장한다. 한덕수 부총리가 부임한 직후인 4월 중순부터 간부회의가 부서 내 인터넷 망을 통해 모든 직원들에게 생중계되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서 날아오는 부총리의 송곳질문에 제대로 답변을 못하면 호된 질책이 이어지지만, 그보다도 이런 모습을 모니터로 지켜보고 있을 부하들의 시선을 생각하면 등에 식은땀마저 흐른다. 이 때문에 일부 실ㆍ국장들은 보고자료를 몇 번이나 소리 내어 미리 읽어보는 예행 연습까지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간부들은 “실ㆍ국장이 너무 심하게 꾸중을 받는 모습이 그대로 생중계되면 부서 장악력이 약해진다”고 읍소해 부총리로부터 ‘다음부터는 수위를 조절하겠다’는 양보를 받아내기도 했다는 것.
반면 일반 직원들은 실ㆍ국장의 보고내용과 부총리의 지시사항을 직접 시청할 수 있어 업무파악에 도움이 된다며 환영하고 즐기는 분위기다. 특히 소속 부서의 실장이나 국장이 ‘주연’이 될 때는 모두 일손을 놓고 모니터 안으로 빨려 들어간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