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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이 먹을거리 되는데... 진돗개가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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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이 먹을거리 되는데... 진돗개가 운다

입력
2005.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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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진돗개에 대한 문화재청의 보존ㆍ관리가 엉망이다.

문화재청은 진돗개의 사육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진돗개의 식용 유통사실이 드러났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문화재청은 13일 “지난달 말 현재 진돗개 보호지구로 지정된 전남 진도에서 사육 중인 진돗개 1만3,000여 마리 중 품종심사에 합격해 천연기념물로서 가치가 있는 진돗개는 6,112마리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진돗개의 견적(犬籍) 등록업무를 맡고 있는 진돗개축협은 “6월말 현재 8,685마리의 진돗개가 합격견으로 등록돼 있다”며 문화재청의 집계를 반박했다. 그나마 문화재청은 진돗개 사육현황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최근 진돗개 식용유통 사실이 불거진 뒤에야 진돗개시험연구소를 통해 이를 확인했다.

무적 진돗개에 대해서도 관리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최소 4,300여 마리에 달하는 무적견들은 개 소유ㆍ관리자가 품종심사를 거부하고 있거나 도태명령을 받고도 처분하지 않고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현행법에 따라 이들 무적견은 보호지구로 지정된 진도지역에서 사육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문화재청은 “무적 진돗개들은 심사를 받기 위해 대기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손을 놓고있어 진돗개 보호지구 지정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더구나 품종심사 탈락견의 불임시술이나 도살 등 도태처리에 따른 예산지원 요청에도 불구하고 문화재청은 뒷짐만 지고 있다.

진돗개시험연구소 관계자는 “문화재청에 탈락견 도태처리를 위해 예산지원을 요청했더니 ‘진돗개 혈통만 유지시키면 되는 것 아니냐’ ‘예산은 연구소가 알아서 하라’는 핀잔만 들었다”며 “예산없이 어떻게 진돗개 혈통을 유지할 수 있느냐”고 불만을 쏟아냈다.

안경호기자 khan@hk.co.kr

박경우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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