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언론은 한국의 대북 전기공급 발표를 긴급 기사로 비중 있게 다루면서 그 배경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보였다.
AP 통신은 북한이 핵무기 개발 계획을 포기하면 휴전선을 관통하는 송전선을 통해 2008년부터 200만 킬로 와트 전기를 북한에 공급하겠다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발표를 긴급 기사로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대북 전기공급 제안은 2002년 중단된 국제 컨소시엄의 대북 경수로 건설 지원 사업을 대체하게 될 것이라 했고 블룸버그 통신도 북한의 만성적 전력난 해소를 위해 한국이 전력 공급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한국이 북한에 에너지 공급을 제안한 배경에 대해서도 다양한 분석이 나왔다. 일본 교도 통신은 “북한이 원자력발전소를 갖게 되면 핵무기개발에 전용할 지 모른다는 국제사회의 우려 해소를 겨냥한 것”이라면서 “한국의 입장에서는 북한에 대한 영향력 확보와 향후 경제 협력과 교류추진을 가능하게 해 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 단독의 전력공급은 핵문제 해결에 주도적 역할을 함으로써 남북관계강화를 국제사회로부터 인정 받는 것도 염두에 둔 제안이라고 평가했다. AFP 통신은 “이번 제안은 이 달 중 베이징(北京)서 열리는 6자 회담의 기본 틀을 튼튼하게 만들기 위한 외교적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국영 BBC는 “북미 사이의 긴장 관계가 높아지는 것을 우려한 한국이 대북 관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며 “특히 한국은 북한 정권이 무너질 경우 수 백만의 굶주린 북한 주민이 한국으로 물밀 듯 내려오는 경우를 걱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을 방문 중인 뉴욕 타임스 칼럼니스트 니콜라스 크리스토프는 이날 ‘적진에서’라는 평양 발 칼럼에서 “6자 회담은 성과가 없을 것이며 이는 북한에 핵 능력을 강화할 시간만 주는 것”이라며 “북한의 핵 개발 계획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북한과의 직접 대화에 나서야 한다”며 지적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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