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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연기자협회 노조 결성/ "스턴트 연기자는 슈퍼맨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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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연기자협회 노조 결성/ "스턴트 연기자는 슈퍼맨이 아니다"

입력
2005.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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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스턴트맨으로 산다는 건 고난의 연속이다. 고층빌딩에서 추락하는 장면을 찍을 때면, 안전한 대형 에어백 대신 스티로폼 박스 더미로 몸을 날리기 일쑤다. 1992년 스턴트맨 정사용씨가 SBS 드라마 ‘비련초’에서 자동차를 타고 강에 뛰어드는 장면을 촬영하다 차량 전복으로 사망한지 13년이 지났지만 드라마와 영화 촬영을 위한 안전장비는 여전히 후진국 수준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영화가 아닌 드라마 촬영 일 경우 오토바이를 타고 자동차와 충돌하는 장면에서 열 바늘 이상을 꿰매야 하는 부상을 당해도 그 뒷일은 온전히 자기 몫이다. 알아서 병원에 가고 알아서 수술도 받아야 한다. 치료비도 물론 본인 부담이다. 일부 스타들이 스턴트맨이 대신한 장면을 두고 “대역 없이 혼자 촬영했다”고 스스럼 없이 말하고 다니는 것도 이들을 허탈하게 한다.

이런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스턴트맨들이 뭉쳤다. 300여명의 스턴트맨 중 80여명이 가입한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무술연기자지부가 14일 홍콩에서 활동하고 있는 왕용 씨 등 1세대 스턴트맨과 지상파 3사 드라마 국장 등이 참여한 가운데 창립식을 같고 출범한다. 무술과 대역, 스턴트 등의 분야에서 활동하는 연기자들이 동호회 수준의 모임이 아닌 노조를 결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최근 종영한 KBS 미니시리즈 ‘러브홀릭’ 무술감독을 맡았던 김범석(39) 무술연기자지부 초대 지부장은 “‘슈퍼맨’이 될 것을 늘 요구 받는 현실을 더 이상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노조 결성의 밑거름이 됐다”고 밝혔다. 이들이 최우선적으로 내건 요구사항은 처우개선. 김 지부장은 “촬영하다 다치면 보상을 받기는커녕 다친 사실이 알려지면 일거리가 들어오지 않을 까봐 다친 사실을 숨기며 몰래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게 현실”이라며 “최소한의 대우만이라도 해달라는 절박한 심정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대성 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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