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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필리핀-브라질, 위기 정국 탈출 3인 3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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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필리핀-브라질, 위기 정국 탈출 3인 3色

입력
2005.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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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위기에 처한 독일, 필리핀, 브라질의 정상들이 야당과의 연정을 추진하거나 탄핵심판을 수용하는 등의 궁여지책으로 위기 탈출을 꾀하고 있다.

◆ 獨 슈뢰더 기민당과 연정 시사/ "적과의 동침"

독일 의회에서 신임안이 부결된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대연정(大聯政)을 통해 정치적 돌파구를 모색하고 나섰다.

독일 집권 사민당(SPD)은 9월 총선 이후 야당인 기민당(CDU)과 대연정을 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독일 공영ARD 방송이 11일 보도했다.

프란츠 뮌터페링 사민당 당수는 이날 "사민당은 녹색당과의 연정을 선호하고 있지만 유권자들이 원하면 과거와는 다른 연정의 형태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민당 중진 볼프강 클레멘트 경제장관도 "대연정은 독일의 많은 문제점들을 한꺼번에 해결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야당에 크게 뒤지고 있는 사민당이 기민당과 대연정을 통해 정권에 참여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데 대해 지지율이 20% 이상 앞서고 있는 기민ㆍ기사당(CSU) 연합은 연정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 比아로요 탄핵절차 수용/ "지연 작전"

야당으로부터 사임압력을 받고 있는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이 수세 국면을 벗어나기 위해 상당한 기일이 소요되는 탄핵절차를 수용키로 했다.

12일 AP통신에 따르면 야당과 개신교 일부 인사들이 현 정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대통령 탄핵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나섰다. 아로요 대통령 사임에 초점이 맞춰졌던 정국은 최근 가톨릭 주교단(CBCP)이 사임 압박에 가세하지 않는 결정을 내려 탄핵 쪽으로 방향이 바뀌는 분위기다.

헌법 상 탄핵절차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돼 여권은 이를 정국수습에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과 아로요 대통령의 연정 파트너인 민주당의 프랭클린 드릴런 상원 의장은 사임이 위기를 극복할 최선책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아로요 대통령은 25일 의회 개회 기념사를 통해 대선 선거부정 의혹과 탄핵, 개헌 문제 등에 대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 브라질 실바 당수직 퇴진 모색/ '완장' 포기

권력형 비리와 개혁 부진으로 위기에 몰린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집권 노동자당 당수 직에서 물러나고 야당과 연정을 통한 대 타협을 모색 중이다.

영국의 일간 가디언은 11일 “룰라 대통령이 안토니오 팔로시 재무장관에게 집권 좌파 노동자당(PT) 당수 자리를 물려줄 것이 기정 사실화되고 있다”면서 “룰라 대통령은 대통령직 수행이 불가능한 상황을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이 PT의 비리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믿는 국민이 55%에 달한다”며 “노동자 출신의 첫 대통령이라는 명예와 중남미 좌파의 우상이라는 상징성이 붕괴될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룰라 대통령은 야당인 브라질 민주운동당(PMDB)과 연정을 추진하기 위해 PMDB의 사라이바 펠레페 하원의원을 보건부 장관에 임명하는 등 장관 3명을 PMDB에 내주는 개각을 단행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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