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기업을 유망 벤처기업이라고 속여 투자자 6,000여명으로부터 3,100억여원을 받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2일 액면분할한 주식을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채 투자가들에게 판매하고 의료기 임대사업을 빙자해 불법 다단계영업을 해 온 혐의(증권거래법 위반 등)로 R사 대표 우모(42)씨 등 9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김모(42)씨 등 7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이 회사 명예회장인 원로 영화배우 N씨가 투자자 모집 과정에서 홍보대사로 활동한 점에 주목, N씨가 회사의 불법영업을 알았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우씨 등은 지난해 3월 경영난을 겪고 있는 J사를 헐값에 인수해 회사보유주식 50만주(액면가 1만원)를 1,000만주(액면가 500원)로 액면분할한 뒤 투자가 648명에게 210억원 어치를 판매한 혐의다. 우씨 등은 증권거래법상 20억원 이상의 주식을 판매하거나 주식매입자가 50명 이상일 경우 주식발행 신고서를 금융감독위원회에 제출해야 함에도 이를 지키지 않았다.
이들은 지난해 전국에서 사업설명회를 열어 “J사는 중국 러시아에 제품을 수출하는 벤처기업으로 상장되면 주가가 수십배로 뛴다”고 투자자들을 속여 액면분할한 주식을 액면가의 10배인 주당 5,000원에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2004년 7월부터 최근까지 “150만원을 투자하면 의료기 임대사업을 통해 투자금의 30~250%에 해당하는 배당금을 지급한다”고 속여 투자자 5,947명에게 150만원~2억5,000만원씩 총 3,100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투자원금이 3,100억원에 달하는데도 회사 계좌에 85억원밖에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미뤄 이들이 투자금을 빼돌렸을 것으로 보고 용처를 수사 중이다.
안형영 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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