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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 미스터리 노홍철 "어? 왜 뜬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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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 미스터리 노홍철 "어? 왜 뜬거야?"

입력
2005.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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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대중문화 수용 한계를 측정할 수 있는 최신 바로미터 하나.

입버릇처럼 “좋아 가는 거야, GO, GO!”를 소리 높여 외치며, 주체 못할 산만함과 갖가지 경험담으로 데뷔 1년도 안 돼 연예가를 뒤흔들고 있는 ‘방송인’ 노홍철(26)이다. 당신은 이 외계인처럼 낯선 존재의 입에서 튀어나오는,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말에 공감할 수 있는지.

‘캐스팅 1순위’로 꼽히며 각종 오락 프로그램 패널로 종횡무진하는 그를 보면 누구는 “정신 분열적”이라고 혀를 하는 반면, “솔직하다” “에너지가 넘친다”며 열광하는 세대도 있다. 극단적으로 양분된 반응이지만 너나없이 그의 인기에 ‘도대체, 왜?’라는 궁금증을 품는 건 매한가지다.

특유의 정신산란 화법으로 하는 자문자답. “야, 이게 뭐야. 말도 못하고 정리도 안 되는데 무슨 방송이야? 내가 발전 가능성이 많은 것도, 끼와 재능을 갖추고 끔찍하게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니고, 개인기가 있나, 아니면 기댈 소속사나 매니저가 있나.” “형님, 진짜 나는 방송을 직업이라고 생각한 적없어요. 정말 취미, 재미로 한 거에요. 이렇게 신나는 일이 어디 있어요. 세상에 노는데 돈을 줘. 그러다 어, 어 하는 사이에 판이 커진 거죠. ”

이 ‘사태’를 바라보는 그의 시각은 분명하다. “특이한 경험담을 방송에서 말하면 시청자들이 ‘야 뜨려고 발악을 하는구나’라고 여겨요. 근데 그게 진짜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연예인들이 보통 지닌 양면성, 그런 게 없는 것 같아 편하다’고 느끼나 봐요.” 덧붙여 “할 말이 무지하게 많은데 정리가 안 된다. 생각은 수십 가지인데 입은 하나”라는 고충도 털어 놓았다. 어떻든 그는 자신이 인기를 얻고 유지하는 구조를 예리하게 파악하고 있다.

그의 화법 못지않게 튀는 패션도 논쟁거리. “어른들이 보시기엔 완전 미친놈이죠 뭐. 학교 다닐 때 별명도 ‘사이코’였지만…. 이 망사 좀 보세요. 아무리 개성시대라고 해도 이건 좀 심하잖아?

어떻게 보면 저 좋은 것만 하는 것도 일종의 이기주의죠.” 잘 알려졌듯 그의 좌우명은 ‘재미 없으면 안 한다’이다. “다른 사람이 민망해 해도 제가 맘에 들면 입어요. 슈퍼맨 의상도 사고, 유아복에 필 꽂혀서 입고 다닌 적도 있죠.”

그래서일까. 억측과 오해가 난무한다. “마약 한 번쯤 해봤을 것 같고 여자랑도 아무렇게나 놀았을 것처럼 보이는가 봐요. 대학생 될 때까지 담배도 못 피워봤는데….” 지난 해 음악전문 케이블채널 m.net의 ‘닥터No의 즐길거리’란 프로그램 VJ로 데뷔하기 전까지 그는 홍익대 기계정보공학과를 휴학하고 인터넷 쇼핑몰과 여행사 ‘홍철 투어’를 운영하던 신세대 사업가였다.

“지금도 새벽 3시까지는 사업정보를 찾고 공부도 해요. 왜? 내 밑천은 특이한 경험인데 그게 다 떨어져가고 있다는 것도, 어느날 갑자기 인기가 사라지리란 것도 잘 알거든요. 돌아가야 할 때를 대비해 비즈니스 감각을 잃지 않으려는 거지요.” 게다가 방송하는 보람을 “공부도 잘 못하고 이상한 놈인데도 뭔가 하는구나라는 도전정신을 줄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하는 걸 보면 그는 확실히 영리하다.

그는 얼마 전 경차를 구입했다. “디자인도 예쁘고 등록세 면제에 고속도로비 50% 절감, 진짜 짱이에요.” 누가 뭐래도 ‘나는 나대로 산다’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산다’는 노홍철. 어쩌면 숱한 억압과 금기에 주눅들어 사는 많은 이들이 품고있는 자유와 일탈에의 꿈을, 그가 황당한 언행을 통해 대신 실현시켜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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