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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20세기 한국소설' 1차분 22권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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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20세기 한국소설' 1차분 22권 출간

입력
2005.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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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가 1920년대 이후 60년대까지 발표된 주요 소설 작품들을 엮은 ‘20세기 한국소설’의 1차분 22권을 출간했다.

창비의 이번 전집은 비교적 잘 알려진 당대의 문제작과 대표작들 외에, 덜 알려졌지만 문학사적으로 중요한 여러 작품이 포함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가령 20년대 초기 근대 단편들을 담은 1권에는 이광수 김동인의 대표 단편 외에 신채호의 ‘용과 용의 대격전’, 현상윤의 ‘핍박’, 양건식의 ‘슬픈 모순’, 나혜석의 ‘경희’ 등 기존 소설사에서 크게 주목 받지 못한 작품들이 수록됐다. 현상윤, 양건식의 작품은 식민지 지식인의 자의식과 갈등을, 나혜석의 작품은 봉건적 관습에 고통 받는 신여성의 고뇌를 섬세하게 그렸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또 기존 문학전집들이 누락해 온 월북 작가들의 작품, 이를 테면 김학철의 ‘균열‘ ‘무명소졸’, 북한의 토지개혁을 다룬 이선희의 ‘창’ 등도 다수 수록했다. 창비는 이들 작품의 적확한 독해를 위해 각각의 책 뒤에 현장 교사와 전문 연구자 등의 해설을 문답식으로 싣고, 생경한 단어나 표현들도 권말 풀이 형식으로 달았다.

또 방언이나 의성어 등 작품에 등장하는 어휘는 가급적 원문을 살려 작품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했고, 신세대 감각에 맞게 두 가지 색으로 판면을 짰다. 편집위원(최원식 임규찬 진정석 백지연)들이 집필한 ‘20세기 한국소설사’를 별책부록으로 낸 데 이어 ‘소설어사전’ ‘소설가사전’등도 발간할 예정이다.

창비는 이번 전집을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2, 3차에 걸쳐 총 50여권으로 매듭지을 예정인데, 대략 90년대 중반 발표된 작품(김영하 전후)까지 포함시킬 계획이다.

창비는 96년 ‘한국현대대표소설선’(전9권)을 기획해 내다가, 프로작가나 월북ㆍ망명작가가 제외된 데 따른 반성으로 출간을 중단한 바 있다. 이 외에 범우사가 ‘범우비평판 한국문학’전집을, 문학과지성사가 ‘한국문학전집’을 각각 지난 해부터 출간하고 있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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