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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평의원회 "대학 자율·분권 존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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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평의원회 "대학 자율·분권 존중해야"

입력
2005.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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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최고 심의, 의결기구인 평의원회는 11일 2008학년도 입시안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대가 국립대로서 정부의 방침에 기여하고 협조해야 하지만, 정부와 정치권이 억측에 기초한 주장을 편다면 이를 배격할 수 밖에 없다”며 정부, 여당의 입시안 철회요구에 대해 거부의사를 밝혔다.

평의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학이 우수한 인재를 키워내기 위해 학생 선발과정에 변별력 있는 시험을 도입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정부는 사회의 다른 분야에서처럼 대학에 대해서도 자율과 분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의원회 권욱현(전기컴퓨터공학부 교수) 의장도 “서울대의 이번 입시안도 우수한 학생을 독점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를 키워내야 한다는 고민에서 나온 것”이라며 “통합교과형 논술시험 위주로 선발하는 정시모집은 전체 입시에서 일부분에 불과한데도 확대, 부각된 측면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평의원회는 지난 8일 서울대 교수협의회가 정치권에 대해 감정 섞인 비난을 날렸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서울대의 통합교과형 논술시험이 교육부가 금지하고 있는 본고사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정부 정책에 협조할 뜻을 분명히 해 서울대 입시안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은 차츰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평의원회 학사위원장 자격으로 질의, 응답에 나선 김안중 교육학과 교수도 “서울대와 정부 사이에 마치 큰 일이라도 있는 것처럼 보도돼 이를 진정시켜야겠다는 생각에 기자회견을 연 것”이라며 “입시정책과 관련해서는 매번 마찰이 있었으나 그때마다 최선을 다해 조율해왔으며 이번도 마찬가지”라고 말해 정부 정책에 일방적으로 대립각을 세우지는 않겠다는 입장임을 재확인했다.

한편 평의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긴급 임원회의를 소집, 4시간 여에 걸친 격론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일부 교수는 “이번 사태는 대학의 자율성에 대한 심각한 침해이므로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강경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논란이 장기화되면 자칫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으므로 감정적인 대응은 자제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우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성철 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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