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69) 전 대우그룹 회장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박영수 부장)가 그의 건강상태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귀국 이후 위태하게나마 빡빡한 조사 일정을 소화해 오던 김씨가 최근 들어 부쩍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에 따르면 귀국 후 그는 조사 도중 간간이 어지럼증을 호소하면서도 조사에 비교적 성실히 임해왔다. 그러다 지난 2일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정밀 건강검진을 받아 ‘병 보석의 사전포석 아니냐’는 의심을 불러 일으키더니 급기야 8일에는 조사 도중 내장 일부가 막히는 장폐색증을 호소하며 탈진해 9, 10일 이틀간 구치소에서 휴식을 취했다. 검찰은 “김씨가 갈수록 심장질환, 장폐색증, 어지럼증을 자주 호소한다”고 전했다.
김씨는 사흘 만인 11일 다시 대검 청사에 나왔지만 수사팀은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행여 조사 도중 쓰러지기라도 하면 ‘무리한 수사’라는 비난을 온통 뒤집어 쓸 판이고 불안하다는 이유로 앞장서 병원에라도 보내면 ‘봐주기 수사’라는 눈총을 피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검찰은 현재 김씨를 제3의 병원에 보내 정밀진단을 받게 하고 결과에 따라 아예 입원시키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중수부 관계자는 “김씨가 꾀병을 부리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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