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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고있는 英 이슬람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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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고있는 英 이슬람 사회

입력
2005.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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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ㆍ7 런던 연쇄 폭탄 테러 후 런던의 이슬람 사회가 보복과 증오가 심각해지지 않나 하는 불안에 떨고 있다.

런던의 무슬림들은 억울하다고 하소연한다. 특히 열차가 폭파된 3곳 중 1곳인 엘드게이트이스트역은 런던에서도 이슬람 인구 밀집 지역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이스트 런던 이슬람 사원의 성직자 하비바 라만은 “우리 중 테러리스트가 있다면 어떻게 이 곳에 폭탄을 터뜨렸겠느냐”며 “지난해 마드리드 열차 폭탄 테러 후 혹시 우리 안의 누군가가 또 다른 테러와 관련되는 일이 없도록 내부 감시를 철저히 했다”고 밝혔다.

다른 성직자 샤이크 압둘 카윰은 “테러를 기획하고 자행한 사악한 사람들은 범죄인”이라며 “인종과 종교에 상관없이 이들은 법의 심판을 받고 벌을 받아야 한다”고 테러 규탄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지역 내 구호 단체를 동원해서 부상자 치료와 실종자 찾기에도 동참하고 있다.

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영국 일반인의 시선은 싸늘해지고 있다. 영국이슬람위원회를 비롯해 이슬람 단체들에게는 증오 메시지가 담긴 이메일 3만 통이 도착했다. 영국 북서부 도시 버컨헤드에서는 9일 이슬람사원에 방화사건이 일어나 사원 현관이 파손됐다.

영국은 지금껏 타문화ㆍ종교 존중이라는 다원주의 정책으로 다른 유럽 국가 보다 적극적으로 이슬람권 출신과 문화를 받아들인 편이다.

뉴욕 타임스는 “영국은 9.11 테러와 마드리드 테러에 영국 시민권자인 이슬람 신자가 관련됐다며 미국 등 주변국들이 조사와 처벌을 요구했지만 시민 자유를 옹호한다면서 이들을 감싸줬다”며 “그런데도 테러가 일어나 이슬람 신자에 대한 영국인의 시선은 더욱 차가워질지 모른다”고 전망했다.

토니 블레어 총리는 “범인들이 이슬람의 이름으로 범행을 저질렀으나 이슬람 인구 대다수는 테러를 혐오하고 법을 지키는 사람이라는 것을 우리는 안다”며 이슬람 사회에 대한 관용을 촉구했다. 하지만 자경단을 만들어 지역 내 경비를 강화하는 등 이슬람 사회의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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