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옛그림과 도자기, 옷, 조각, 건축물 등에는 여러 가지 동물이 등장한다. 실제로 있는 동물도 있고 상상 속 동물도 나온다. 절에 가면 큰북과 종이 있는 누각에 나무로 만든 물고기가 걸려있고, 고구려의 무덤 속 벽화에는 청룡 주작 백호 현무가 꿈틀거리고, 경복궁 경회루에는 불가사리 조각상이 앉아 있고, 고려청자에는 학이 날아간다. 조선시대 나라에 큰 행사가 있을 때 왕비가 입던 대례복에는 꿩이 136쌍이나 수놓아져 있고, 선비들이 쓰던 연적은 개구리 모양이다. 이 동물들은 왜 그 자리에 있으며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유물 속 여러 동물로 살펴본 우리 역사ㆍ문화 이야기다. 1권은 ‘상상의 동물’, 2권은 ‘네 발 짐승, 인간 곁의 수호신’, 3권은 ‘새와 물고기, 이색적인 행운’ 이야기다. 아무 거나 골라 읽어도 된다.
낯선 동물들은 일단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불가사리? 여기서는 바다 생물 불가사리가 아니고 쇠붙이를 먹어치우는 상상의 동물이다. 곰의 몸에 코끼리처럼 긴 코와 코뿔소의 눈, 호랑이의 발, 톱날 같은 이빨, 황소 꼬리를 지녔고 온몸에 바늘 같은 털이 나있다는.
이 책에는 사진이 많다. 글은 각 동물의 상징, 그에 얽힌 역사나 신화 이야기, 거기에 깃든 옛사람들의 마음과 생각을 전한다. 곧 여름방학이다. 박물관이나 유적 나들이를 할 때 미리 읽고 가면 좋은 공부가 될 것 같다.
오미환기자 mhoh@hk.o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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