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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유통현장을 가다/ (중) 전문화와 타깃마케팅이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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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유통현장을 가다/ (중) 전문화와 타깃마케팅이 대세

입력
2005.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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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맨해튼 브로드웨이 42번가 타임스스퀘어 앞. 브로드웨이의 수많은 극장과 공연장, 음식점과 술집 등이 집중돼 있어 뉴욕에서도 가장 번화한 곳으로 꼽히는 이 곳에는 또다른 명물이 전 세계인들의 발길을 끌어 모으고 있다.

타임스스퀘어 맞은 편 건물에 들어선 장난감 전문점 ‘토이져러스’(Toys-R-Us)는 문을 닫는 밤 11시가 가까워져도 수많은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을 만큼 북적인다.

1층 입구에는 놀이동산에나 있을 법한 회전자동차가 아이들을 태우고 신나게 돌고 있고, 2층에는 쥬라기공원, 스타워즈, 스파이더맨 등 대형 캐릭터 인형이 벽과 천장에 매달린 채 고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고객들은 매장에서 예쁜 인형이나 장난감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느랴 여념이 없고, 어른 어린이 가릴 것 없이 신기한 장난감을 구경하고 만져 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불황은 세계 최고의 소비 도시라는 뉴욕도 비껴가지 않았다. 뉴욕 맨해튼의 백화점과 거리 곳곳의 매장에는 70%까지 세일을 한다는 알림판이 여기저기 붙어있다. 이만 때가 여름 세일이 시작되는 기간이긴 하지만, 뉴욕 도심의 백화점이 70% 세일을 하기는 매우 보기 드문 일이라고 현지인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불황 속에서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 바로 토이져러스(장난감), 이케아(홈 인테리어), 홈디포(홈 메이킹), 홀푸드세일(신선식품), 베스트바이(가전) 등 한가지 컨셉에 집중한 전문점들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한국의 백화점이나 할인점처럼 식품, 패션, 가전, 가구,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생활에 필요한 거의 대부분의 품목을 말 그대로 ‘백화점식’으로 판매하는 매장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전문매장의 세분화도 계속되고 있다. 토이져러스는 아기 용품 만을 따로 떼어내 ‘베이비져러스’를 오픈했고, 홈디포는 집안 장식 용품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미첼’과 화장실과 욕실의 쇼룸 위주로 구성된 전시장인 ‘엑스포’ 등으로 사업 분화를 계속하고 있다.

뉴욕 맨해튼의 주요 백화점들은 고급화, 명품화를 계속 추구하면서 타깃을 집중하고 있다. 뉴욕 맨해튼 5번가에 위치한 백화점 ‘베르도프굿맨’은 롯데백화점 명품관 에비뉴엘의 모델이 된 대표적인 고급 백화점. 입구에서부터 제복을 입은 도어맨이 손님을 맞이하고, 상품도 주로 고가의 디자이너 의류와 명품 잡화로 구성해놓고 있다.

1,000평 남짓한 좁은 공간이지만, 매장 수를 줄이고, 디스플레이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고객들이 여유롭게 쇼핑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민 것이 특징이다. 이 밖에도 ‘삭스 5TH 에비뉴’, ‘블루밍데일스’ 등 뉴욕 맨해튼의 백화점들은 매장 디자인과 상품 구성, 디스플레이 등에서 고급화 경쟁을 벌이고 있다.

뉴욕에 살고있는 교포 이진원(31ㆍ여)씨는 “메이시스 등 일부 백화점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편이지만 아웃렛이나 할인점보다는 비싼 가격에 매장 구성과 디스플레이도 좋지 않아 같은 제품을 보더라도 다른 고급 백화점에서 볼 때와 느낌이 다르다”면서 “싸게 물건을 사려면 아웃렛이나 쇼핑몰로 가면 되지 왜 백화점에 가겠냐”고 말했다.

백화점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 도쿄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도쿄의 대표적인 유흥가인 신주쿠(新宿)에서는 몇 해전 유명 백화점 미츠코시가 남쪽 점포 하나를 폐쇄했다. 1996년 경쟁사인 다카시마야 백화점이 맞은 편에 생기면서 고객을 빼앗겼기 때문이었다.

다카시마야 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의 주고객은 도시에서 일하는 젊은 소비자, 주말과 휴일을 이용해 백화점을 찾는 가족, 평일 아침 일찍 나타나는 은퇴한 실버 계층 등 세가지 부류로 나뉜다”면서 “다카시마야의 성공 비결은 25~35세 도시의 젊은 소비층을 타깃으로 삼아 마케팅을 집중한 것이 주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젊은 소비층을 위해 다카시마야는 일본 전통 의상 코너를 대폭 줄인 반면, 여성 의류 매장을 4개 층으로 확장했다. 또 젊은 층에게 인기가 높은 인테리어 전문점 ‘도큐핸즈’와 게임전문점 ‘HMV’, 전자기기 전문점 ‘베스트바이’ 등에 건물 일부를 임대해 줌으로써, 고객을 끌어 모으는 효과를 볼 수 있었다.

뉴욕ㆍ도쿄=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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