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사르 푸리시마 재무장관, 에밀리아 본코딘 예산장관, 후안 산토스 통상장관 등 경제팀 전원을 포함한 8명의 필리핀 각료들이 8일 오전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집단 사임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대통령선거에서의 개표부정의혹으로 야당으로부터 사퇴요구를 받아온 아로요 대통령의 정치위기는 한층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푸리시마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낭독한 성명서에서 “아로요 대통령은 부정선거 의혹으로 국정을 이끌만한 신뢰를 상실했으며, 오래 머물수록 필리핀 경제에 대한 타격은 커진다”고 면서 “대승적인 결단을 내리고 대통령직을 놀리 데 카스트로 부통령에게 물려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각료들은 “아로요 대통령은 미리 개각을 단행하는 선수를 치려 했다”면서 “그러나 이 같은 약삭빠름이 우리의 결심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각료 24명 가운데 3분의 1이 아로요 정권에 대한 대결자세를 분명히 함에 따라, 군부와 교회 등 다른 지지기반의 동향이 주목된다.
에프렌 아부 육군참모총장은 이날 TV로 성명을 발표, “군인의 임무는 정치를 보호하는 것이지 개입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중립을 강조했다.
이에 앞서 아로요 대통령은 7일 “나는 사퇴하지않을 것”이라면서 “나는 내각 책임자에 내각을 재구성할 자유를 주기 위해 전체 각료들에 사표를 낼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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