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해커를 고용하거나 국내 해커들로 조직을 구성해 컴퓨터 5만여대를 해킹한 뒤 사이버머니를 빼내 이를 되팔아 수억원을 챙긴 3개 해커 조직 26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경찰청은 8일 중국인 해커 8명을 고용해 국내 컴퓨터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알아낸 뒤 게임 아이템 및 사이버머니를 가로채 중개 사이트를 통해 되팔아 2억여원을 챙긴 이모(37)씨 등 6명을 정보통신망이용촉진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고모(32)씨에 대해서는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이들이 빼낸 사이버머니를 현금화한 강모(25)씨 등 11명을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중국인 해커 8명은 인터폴을 통해 중국 당국에 통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올해 5월 중국 선양에서 조선족 등으로 구성된 중국인 해커 8명을 통해 국내 유명 인터넷사이트에 해킹 프로그램인 ‘트로이 목마’를 설치케 한 뒤 컴퓨터 이용자 5만명의 ID와 비밀번호를 빼냈다. 이들은 몰래 훔친 ID와 비밀번호로 게임 아이템과 사이버머니를 빼내 중개사이트를 통해 되팔아 2억원 상당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다른 해커조직의 조모(37ㆍ구속)씨 등은 지난 4월 국내 유명 게임사이트 C사 서버에 대량의 데이터를 한꺼번에 보내 일시적으로 장애를 일으키게 한 뒤 해당 사이트에 몰래 접속해 사이버머니를 복제, 중개 사이트에 되팔아 1억5,000만원 상당을 챙긴 혐의다.
또 김모(22ㆍ구속)씨 등은 지난 3월 인터넷메신저를 통해 네티즌들에게 “누드사진을 보내주겠다”고 글을 띄운 뒤 접속한 네티즌들의 ID와 비밀번호 등을 빼내는 수법으로 5,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들 해커 조직들은 지난달 적발된 인터넷 뱅킹 해킹 사건과 유사한 ‘키 스트로크(key stroke)’ 수법을 사용했으며 해킹을 당한 피해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개인정보가 고스란히 외부로 노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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