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전문가와 언론들은 7일 발생한 런던 연쇄 폭탄 테러를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소행으로 단정하고 있다.
더 타임스는 “세력이 약화하는 듯 했던 알카에다가 런던 테러로 새로운 피의 역사를 쓰기 시작하는 듯하다”면서 “(9ㆍ11테러 이후) 4년 동안 예상해 온 일이 드디어 일어났다”고 말했다.
‘알 카에다 유럽 비밀 조직’을 자처하는 단체는 사건 직후 유명 이슬람 무장조직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번 테러가 수법으로 볼 때 지금까지 알카에다의 행적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첫번째 근거는 동시 다발적인 테러라는 점이다. 2001년 9ㆍ11 테러 때 알카에다는 뉴욕 무역센터와 미 국방부 등을 동시에 노렸고, 나이로비의 미 대사관 테러 때도 마찬가지였다. 보안전문가인 세베스티엔 고르카는 “동시다발 공격은 알카에다 및 연관 세력이 흔히 써온 수법”이라고 지적했다.
시민 등 불특정 다수의 ‘소프트 타킷(손쉬운 표적)’을 목표로 대중교통 수단을 공격한 것도 알 카에다가 즐겨 쓰는 방식이다. 이들은 최대한 많은 인명을 살상하는 것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전세계에 알리기를 원한다.
이번 테러도 유동인구가 많은 환승역에 설치한 폭발물을 출근시간에 터트려 피해를 극대화했다. 지난해 3월 마드리드 테러도 출근 열차에 10개의 폭탄을 스포츠용 가방에 숨겨 선반 위에 올려놓는 방법으로 192명의 시민을 죽였다.
예고 없이 공격한 것도 알카에다의 특징. 이 점에서 북아일랜드공화군(IRA)의 범행일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안자 달가드 닐센 덴마크 국제문제연구소장은 “IRA는 사전 경고 없이 민간인을 공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국이 표적이 된 것은 9ㆍ11테러 이후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이기 때문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특히 5월 영국에선 총선 이후 이라크 철군 여론이 일고 있어 적절한 시기라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
2004년 3월 마드리드 열차 테러이후 스페인이 이라크 철군을 결정한 점을 감안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전날 2012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돼 도시가 축제분위기였다는 점도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테러조직이 열차나 지하철 등을 목표로 하는 것은 9ㆍ11테러 이후 항공기의 보안이 강화됐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특히 런던 지하철은 19세기 말부터 건설돼 통로가 좁고 복잡해 폭발물이 터졌을 경우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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