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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앞에서 느끼는 오페라의 감동

입력
2005.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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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극장에서 보는 공연은 무대가 코 앞이라 오붓하고 친근한 감이 있다. 2,000명 이상 들어가는 큰 극장이나 수만 명이 들어가는 운동장에서 볼 때와는 맛이 다르다. 화려한 대형 공연에 비해 입장권도 싼 편이다.

한국소극장오페라연합이 해온 소극장 오페라 페스티벌은 말 그대로 작은 극장에 맞게 제작한 오페라 잔치다. 7년째인 올해는 ‘2005 열대야 오페라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16일부터 31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린다. 427석의 이 아담한 극장에 네 개 단체가 만든 다섯 편의 오페라가 올라간다.

코리안체임버오페라단이 내놓을 레하르의 ‘조용한 아침의 나라’(원제 ‘미소의 나라’, 16~ 17일)는 한국 초연이다. 오스트리아 백작 딸과 중국 외교관의 사랑 이야기인데, 원작의 중국을 1900년대 초 조선으로 옮겨 진행한다. 지휘 요시히로 지바, 연출 방정욱.

서울오페라앙상블의 ‘돈 조반니’(19~21일. 지휘 정성수, 연출 장수동)와 오페라쁘띠의 ‘리골레토’(24~27일. 지휘 손태상, 연출 이상균)는 각각 지난달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씨어터일에서 공연해 대체로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다.

생존 작곡가 메노티의 ‘노처녀와 도둑’과 ‘핸드폰’(원제 ‘전화’)은 수년간 활동을 거의 중단했던 김자경오페라단이 모처럼 선보이는 작품. 30~31일 박명기 지휘, 유희문 연출로 올린다.

페스티벌 위원장인 연출가 장수동(서울오페라앙상블 대표)씨는 “올해는 출연 가수들이 많이 젊어진 게 특징”이라며 “가수 뿐 아니라 지휘, 연출에도 젊은 신인들을 많이 참여시켜 사람을 키우는 게 이 축제의 목표 중 하나”라고 설명한다. 이번 ‘리골레토’의 지휘자 손태상, ‘돈 조반니’의 지휘자 정성수, ‘조용한 아침의 나라’의 연출가 방정욱 등이 새 얼굴이다.

이 축제는 신인 발굴 외에도 창작오페라와 현대오페라, 잘 알려지지 않은 고전 오페라 등을 꾸준히 소개해왔다. 장씨는 “오페라 연출만 해도 최근 수년간 외국에서 정식으로 공부하고 돌아온 사람이 20~30명은 되지만, 작품을 연출할 기회가 없어 대개 대학에서 가르치고 있다”고 전하면서 “막대한 제작비가 들어가는 대형 오페라는 신인을 기용하는 모험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작은 무대를 통해 이들에게 기회를 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정명훈이나 조수미 같은 일류 예술가는 하루아침에 나오지 않는다.”고 강조하면서“한강 노들섬에 오페라하우스를 짓겠다고 수천 억을 쓰면서, 정작 오페라를 만들어나갈 사람 키우는 데는 왜 투자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한다. 이 말은 해외 프로덕션을 통째로 수입하거나 가수ㆍ지휘ㆍ연출 등 핵심 영역을 외국인에 맡겨 오페라를 제작하는 요즘의 유행을 겨눈 것이기도 하다.

그는 “선진 무대를 가져와서 배우는 것도 좋지만, 우리 손으로 이뤄진 자체 제작 오페라를 꾸준히 올리려는 노력이 아쉽다.”고 말한다.

평일 오후 7시 30분, 토ㆍ일 오후 4시ㆍ7시 30분. 입장권 2만~4만원. 문의 (02)741-7389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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