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업가와 중국 조선족 사업가가 함께 손잡고 중국 모래를 팔아 항구를 지어주는 대신 50년 동안의 항구 운영권을 따내 화제다.
국내 중소기업체인 혜민기술공영 홍용표(50) 회장과 중국 다롄(大連)시 대한연료개발유한공사 김철(49) 사장은 지난달 30일 중국 산동성 유산(乳山)시 항구 확장 공사와 자원개발권을 보유한 유산시항항(港航)기초공정유한공사의 지분 51%를 최종 인수했다고 6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유산시 강과 바다의 모래를 채취해 판매한 자금으로항구 확장 공사를 해주고, 대신 50년 동안의 항구 운영권을 확보하게 됐다.
홍 회장의 투자액은 유한공사 최대주주 권리를 인수하기 위해 들인 13억원이 전부다. 유산시 현지 사업은 홍 회장의 파트너인 김철 사장이 맡는다. 더욱 놀라운 것은 유한공사가 유산시의 모래를 팔아 얻을 수 있는 수익금이 항구 건설 공사비의 2배가 훨씬 넘는다는 점이다.
현재 이 회사가 유산시에서 향후 2년간 채취할 수 있는 모래는 강사와 해사를 포함해 최소 1억5,000만 루베에 달한다. 유한공사는 이 모래를 1루베당 2달러에 팔 예정인데 이럴 경우 예상되는 모래 판매 수입만 약 3,000억원에 달한다.
유산시 항구 확장 공사에 약 1,200억원의 공사비가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산술적으로 약 1,800억원이 남는 장사다. 홍 회장은 이 재원을 향후 관광ㆍ레저 단지 조성에 투입할 계획이다.
유산시도 이득이다. 유산항은 대리석 황금 등 풍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항구가 협소해 물류항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업 추진으로 항만운영의 걸림돌인 모래를 준설하고, 항구까지 증축하게 됐다.
유산시는 이 사업을 당과 시 차원에서 지원하기 위해 지난달 30일 조희전 유산시 공산당 총서기 등 유산시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내의 턴키 발주 심사와 유사한 논증(論證)회의를 개최, 만장일치로 유산시항항기초공정유한공사가 제안한 항구 확장 공사 안을 승인했다.
국내 시장의 경우 건설용과 매립용으로 올해 약 1억 루베의 모래가 필요하지만 환경단체의 반발로 채취가 힘들어져 모래 파동의 우려가 상존해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유산시의 모래가 국내로 유입될 경우 자재난을 해소하는 데 적잖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산 항구 확장공사에는 경남기업과 삼환기업이 시공사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홍 회장은 “유산시는 돈 안들이고 항구를 확장하고, 우리도 적은 재원을 투입해 항구 운영권을 확보하는 윈윈 사업이 됐다”고 말했다.
송영웅 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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