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초다수 결의제와 황금낙하산 도입, 집중투표제 배제 등의 장치를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또 중간배당제와 이익소각제 등을 통한 주주중시 경영풍토도 확산되고 있다.
6일 한국상장사협의회가 664개 상장기업들을 조사한 결과, 대한항공 한진해운 삼아알미늄 오뚜기 남성 중외제약 한국콜마 한독약품 한라공조 등 9개사가 정관에 초다수 결의제를 도입했다. 초다수 결의제란 지분구조가 취약한 회사가 상법상의 다수결 요건을 일반 기준보다 엄격히 규정, 적대적 인수ㆍ합병(M&A)을 어렵도록 만든 제도다. 삼아알미늄과 오뚜기는 이사선임 때 의결정족수를 출석주주 의결권의 과반수, 발행주식 총수의 2분의 1 이상 등으로 규정했으며, 한독약품은 의결권 총수의 70% 이상으로 강화했다.
신일산업 진흥기업 현대금속 등 3개사는 적대적 M&A 때 퇴임 이사들에게 거액의 퇴직금을 지급, 비용부담을 높임으로써 M&A를 어렵게 만드는 황금낙하산 제도를 도입했다. 신일산업과 진흥기업은 통상적인 퇴직금 외에 대표이사에게 30억원, 일반 이사에게 20억원을 지급토록 했으며 현대금속은 대표이사에게 50억원, 일반 이사에게 30억원을 추가 지급토록 했다.
또 경영권 방어를 위해 의결권 대리 행사자를 주주나 주주의 법정대리인으로 제한한 회사가 지난해의 2배 수준인 30개로 늘어났고, 정관에 집중투표제를 배제한다고 규정한 회사도 89.0%에 달했다. 주주중시 경영의 일환으로 분기배당제와 중간배당제를 도입한 회사 비중도 31.5%로 지난해보다 1.7%포인트, 이익소각 근거를 규정한 기업은 68.5%로 3.4%포인트 각각 높아졌다.
조철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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