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가 강사(비정규직 교수)들의 강의연한을 연속 3년으로 제한해 강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강사연한 제한은 성균관대 이화여대 등에서 일부시행하고 있지만 연세대의 이번 결정은 국회에 계류돼 있는 비정규직 관련법안과 맞물려 파장이 커지고 있다.
연세대는 최근 각 학부와 대학원에 ‘시간강사 인사관리 안내’라는 제목의 내부문건을 보냈다고 6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지금까지 제한이 없었던 시간강사의 채용기간이 초임학기부터 연속 3년으로 제한된다. 연세대는 이를 ‘비전임 교원의 임용 등에 관한 규정’과 ‘시간강사 임용 등에 관한 내규’에 반영, 2005학년도 1학기부터 소급 적용하기로 했다.
연세대 정갑영 교무처장은 “일부 특정 강사들이 강의를 독식해 후학들의 진출을 막고 있다는 지적이 일어 이렇게 조치했다”며 “강사수를 줄이고 정규직 교수들을 대거 확대해 교육의 질을 높이려는 복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연세대가 아직 확정되지도 않고 논란도 많은 정부의 비정규직 관련 법안을 이용해 자신에게 유리한 규정을 만들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의 비정규직 관련 법안은 비정규직 채용연한을 3년으로 제한하고 만약 3년 이상 채용하면 정규직으로 전환토록 하고 있다.
민주노총 주진우 비정규실장은 “정부는 인권위의 의견을 무시한 채 비정규직 고용연한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려고 하고 있는데 연세대는 미확정 상태인 정부안대로 내규를 개정해 강사들을 소모품으로 사용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세대 관계자도 “비정규직 문제가 노사정 간에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있을 법적 시비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해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
또한 인권위가 지난해 ‘강사의 채용은 교수의 갑작스런 부재나 특수한 경우로만 한정해야 한다’며 의견을 제시한데다 교육인적자원부도 6월초 각 대학에 협조공문을 보내 강사처우개선 방안 마련을 요구한 상황에서 이 같은 조치가 나와 연세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한 연세대 강사는 “학교는 많은 강사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강사들의 고용안정성이 악화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며 “매 학기 100명에 가까운 교수를 채용한다는 공고를 내지만 지금까지 지킨 적이 한번도 없다”며 성토했다.
연세대의 경우 2004년 10월 현재 전임교수는 1,540명이며 반해 비정규직 교수는 1,39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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