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인디밴드 10년… 홍대앞 다시 들썩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인디밴드 10년… 홍대앞 다시 들썩

입력
2005.07.05 00:00
0 0

홍대 앞을 근거지로 한 이른바 인디음악이 세상에 선을 보인지 10년이 지났다. 인디의 맏형이라 할 수 있는 델리스파이스, 언니네이발관, 크라잉넛 등이 데뷔한 것이 1995년이다.

그 해 4월 인디밴드들이 모여 라이브클럽 드럭에서 커트 코베인 1주기 추모공연을 열고 이듬해 홍대 주차장거리에서 연 ‘스트리트 펑크쇼’라는 길거리 공연이 폭발적인 환호를 받으면서 사람들은 이 새로운 문화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크라잉넛이 올 초 멤버들의 제대와 10주년을 동시에 기념하는 전국 투어 공연을 했고, 델리스파이스도 8, 9일 홍대 롤링홀에서 데뷔 10년 기념 공연을 연다. 홍대 앞도 들썩이고 있다.

10년 전 스트리트펑크쇼를 재현하자는 취지로 4일 황신혜밴드, 오브라더스 등이 야외공연을 열었으며, 15~17일 라이브클럽 쌈(구 쌈지스페이스 바람)에서 3호선버터플라이, 언니네이발관, 레이지본 등이 출연하는 빅스타쇼가 열린다.

그러나 홍대 앞은 한편으론 어수선하다. 인디밴드들이 대중음악을 구원할 희망인 양 기대를 모은 적도 있지만 ‘예전 같지 않다’는 얘기가 흘러 나온 지 이미 오래됐다.

델리스파이스의 윤준호가 “90년대의 폭발력을 이어가지 못하는 것 같다”고 아쉬워 했듯이 이 바닥의 가장 큰 고민은 명맥을 이어가는 스타의 부재다. 물론 수작들이 쏟아져 나왔고 오늘도 클럽은 땀 흘리는 밴드의 열기로 가득차지만 자우림, 체리필터와 같이 대중적 인기로 이어지는 밴드는 드물다.

당면한 어려움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자체적인 배급, 마케팅망이 없어 경제력을 얻지 못한데다 사회적인 관심도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크라잉넛의 음반제작자인 김웅씨는 “인디판이 영글기도 전에 너무 큰 관심을 받았다”고 말한다. “초창기 기성세대들은 인디밴드의 음악보다는 주류 문화에 반하는 사회적 현상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가졌다.

과도한 관심 탓에 음악적으로 완성되기도 전에 노출됐다”고 말한다. 하지만 관심과 애정 부족 탓만 할 수는 없다는 분위기다. “냉정하게 말해서 실력 있는 뮤지션을 공급하지 못한 우리 탓도 있다”고 한 인디밴드 멤버는 말한다.

경제적인 어려움 속에서 최근 이들이 찾은 생존 방식이 홈레코딩이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확산된 홈레코딩 덕에 1,000만원 남짓한 돈으로 음반을 낼 수 있게 됐다. 풍성한 음악이 지속적으로 생산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연 동시에, 적은 음반 판매량으로도 버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인디밴드의 미래에 대한 논란은 분분하다. 음악평론가 박준흠씨는 “홍보와 배급의 문제다. 인디 음반이 메이저 배급망을 이용하는 건 정말 힘들다. 작은 레이블이 모여 배급망을 공유하거나 그들의 음악을 꾸준하게 알릴 수 있는 라디오 방송국 설립 등 대안 모색이 절실하다”고 말한다.

현재 인디밴드에 대한 정책적인 지원으로는 문화콘텐츠진흥원의 인디레이블 지원금이 있다. 2003년 40팀, 지난해 25팀이 1,000만원씩 지원을 받았다.

하지만 “과도한 걱정이나 정책적인 개입은 도리어 해가 될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인디문화는 어차피 미국이나 일본에서 들어온 수입품이고, 현재의 혼란은 정체성을 확립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평론가 임진모씨는 “지금껏 인디밴드의 활동은 주류문화나 매스미디어에 대한 안티적 성격이 강했다. 때문에 소아병적인 압박감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지금 인디밴드는 새로운 정체성을 찾기 위해 생산적인 시간을 거치는 중”이라고 말했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