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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욱의 재즈프레소] 밴드 바이날로그의 '국악+재즈' 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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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욱의 재즈프레소] 밴드 바이날로그의 '국악+재즈' 퓨전

입력
2005.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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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5일 현대백화점 에머럴드홀에서 벌어진 ‘국악과 재즈의 만남’. 소리꾼 김용우가 민요로 흥을 돋우자, 본격적인 무대가 펼쳐졌다. 4인조 밴드 바이날로그가 구성지게 펼쳐내는 7곡의 선율은 한국적인 퓨전의 현재를 선명하게 보여 주었다.

장재효(34ㆍ타악, 보컬, 아쟁)를 리더로 해, 이상진(34ㆍ베이스), 양승환(28ㆍ키보드), 이영식(28ㆍ대금, 소금) 등 젊은 연주자 4명으로 이뤄진 이 그룹이 그날 1시간30분여의 무대를 통해 펼친 것은 퓨전의 정당성이었다.

우리 민요를 중국 관악기 소(簫)와 장재효의 구음으로 재해석했던 ‘도라지’,제주 민요를 정감 넘치는 보사노바로 만든 ‘너영나영(너랑나랑)’, 삼바 리듬에 얹힌 ‘뱃노래’,앵콜곡으로 들려 줬던 ‘서머 타임’ 등 국악적 선율들은 즐거운 포스트모더니티의 세계를 구현하고 있었다.

이들의 연주는 1970년대 퓨전을 선도했던 기타리스트 존 매클러플린이 “퓨전이란 무엇보다 내면의 문제(The fusion has to happen inside you)”라고 갈파했던 점을 새삼 돌이키게 한다. 연주자가 음악적 자의식을 갖고, 자신의 설 자리를 잃지 않을 때 퓨전은 본래적 의미의 생산적 실험이 된다는 뜻일 터.

비록 주목은 받지 못 했지만, 결성 1년 반 만인 2003년 11월에 발표했던 그들의 첫 앨범‘Land Of Morning Calm’(포니 캐년)에는 많은 것이 담겨 있다. 장재효가 쓴 8분의 11박자 리듬의 ‘One’에는 태평소와 소금의 선율이 콩가 젠베 등 아프리카 타악기와 어우러져 독특한 서정미를 자아 낸다. 민족이 하나 됨, 통일을 기원하는 곡이었다.

음악적으로는 국악과 양악, 진중한 것과 날렵한 것이 조화를 이뤄 하나가 되자는 의미의 ‘One’에는 이후 수요가 끊이지 않았다.

2004년 9월 KBS 1FM 출연을 시작으로 EBS ‘스페이스 – 공감’ 등 대중 매체는 물론, 지난 7일 ‘제 40회 강원 도민 체전’ 개막식 축하 공연까지 그들은 성가를 높여 갔다. 8월 CBS 주최 금강산 공연을 갖는 데 이어 12월께는 국악축전사무국의 공연 프로그램에 따라 베트남 호치민 광장에서의 콘서트를 갖는 등 활동 영역을 계속 넓혀갈 계획이다.

독특한 이름은 무슨 뜻일까? “흑인들이 LP를 가리킬 때 쓰는 말인 비닐(vinyl)이란 말에다 아날로그를 합친 말이죠. CD 에서는 느낄 수 없는 풍부한 질감을 뜻해요.” 이 신기술 만능의 시대에 자꾸만 상실돼 가는 가치를 되새겨 보자는, 반상업주의 선언이라는 장재효의 설명. 이들의 퓨전 방정식은? “국악 + 재즈 + 펑키 + 라틴 + 록이죠.”그렇다면 이들이 정말 듣고 싶어 하는 말은? “이 곡은 ‘참 바이날로그스럽다’라는 말이겠죠.” 올해 중으로 2집 발표 계획.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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