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사랑은 동성애자에게도 일반인과 똑 같은 축복을 줄 뿐 입니다.”
미국의 한 개신교 교회가 종교가 금기시해온 동성애자들의 결혼을 처음 인정하는 결의안을 채택할 움직임이다. 일부에서는 동성애자 인권을 고려한 진정한 ‘종교적 용단’이라고 반기는 반면, ‘종교적 반란’으로 규정하는 반론도 거세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캐나다 의회가 네덜란드와 벨기에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한데 이어 종교적으로 보수적인 스페인에서도 동성결혼 허용법안이 통과함으로써 동성애자들의 권익신장이 세계적 추세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미국의 진보적 개신교회인 크라이스트교회연합(UCC)은 10일 아틀랜타에서 전국 교회회의를 열고 일반 남녀간의 결혼처럼 동성애자들 간의 결혼을 인정한다는 결의안을 채택키로 했다.
미국 내에서 동성결혼이 허용되는 주는 동북부의 매사추세츠 주가 유일하며 버몬트와 코네디컷 주는 동성애자들의 권익단체 설립만을 허용하고 있다. UCC의 결의안 채택이 현실적으로 실효성을 거둘지는 아직 의문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신앙의 자유와 인간의 평등을 고려한다면 이제부터라도 동성결혼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종교적 신념이자 논리다.
개신교 주류파 교회들은 UCC의 움직임에 강한 반감을 드러내면서도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UCC는 전통적으로 미국의 복음주의 개신 교회사에서 여러 차례 역사를 새롭게 쓴 교회이어서 이들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게 받아 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UCC는 1785년 미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들에 대해 처음 안수를 개방했다. 또 1853년에는 여성들에게, 1972년에는 동성애자들에 대한 안수를 허용함으로써 UCC가 교회의 새로운 조류를 이끌어왔다.
이 교회의 티모시 도운스 목사는 “우리 종파는 완벽한 자유를 추구한다”며 “총회에서 이뤄질 동성 결혼 결의안을 실행에 옮길 권한은 지역 교회에 있다”고 말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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