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본격적인 경기 회복이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정부가 수도권 규제를 전면 해제할 경우 중국보다는 국내에 투자하겠다는 기업이 많았다.
4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수도권 제조업체 3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이 바라본 경기정책 평가와 성장 전망’ 조사에 따르면 전체의 44.0%가 경기 저점을 ‘내년 1ㆍ4분기 이후‘라고 전망했고, ‘올 4ㆍ4분기’(25.3%), ‘올 3ㆍ4분기’(15.0%), ‘올 2ㆍ4분기‘( 10.7%)라는 전망이 뒤를 이었다.
특히 본격적인 경기 회복이 이루어질 시기로는 대부분의 기업이 내년 하반기(37.0%)나 내년 상반기(32.0%)로 대답했고, 2007년 이후 회복을 점친 기업도 22.0%에 달했다. 반면 올 3ㆍ4분기(2.7%)와 4ㆍ4분기(6.3%)에 회복될 것이라는 응답은 9.0%에 불과했다.
또 올해 예상 경제 성장률도 3%라는 응답이 26.0%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2%(21.5%), 2.5%(17.2%), 3.5%(16.8%), 4%(12.8%) 등의 순이었다.
이처럼 예상 경제 성장률이 낮고 경기 회복 시점도 늦는 것은 기업들이 정부의 경제 정책을 신뢰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기업들은 정부의 경기 회복 정책을 5점 만점에 2.47점으로 평가했다. 특히 부동산ㆍ건설 대책은 1.80점의 낮은 점수를 매겼다. 또 고용대책은 2.34점, 정부지출 등 재정정책도 2.58점, 노사관계 정책 2.73점, 기업규제정책 2.76점, 대외여건 개선책은 2.82점 이었다.
한편 기업들은 수도권 규제를 전면 해제하고 기업 환경을 대폭 개선할 경우 중국과 국내 수도권 중 중 어느 곳에 투자하겠느냐는 질문에 66.4%가 수도권에 투자하겠다고 응답, 정부의 의지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국내투자도 활성화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또 올해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가격이 상승하거나(53.3%) 현 수준을 유지할 것(32.4%)이라는 응답이 대다수를 차지,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일본식 장기 불황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경기 침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가능하다는 응답이 전체의 65.6%를 차지했고, 현 상태에서 충분히 가능하다는 응답이 18.7%,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응답이 15.7%였다.
상의 관계자는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들의 경제심리를 희망적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며 “경기가 살아날 때까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재정지출을 확대하는 등 경기 부양책을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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