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저소득층 지원을 위해 검토해온 근로소득보전세제(EITC) 방안이 다음주 토론회를 거치면서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EITC 연구기획단 관계자는 4일 “올해 초 기획단이 출범한 후 EITC 도입방안과 예상 문제점 등에 대한 검토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현재 빈부격차ㆍ차별시정위원회 주관으로 연구용역을 시행 중이며, 다음주 EITC 제도에 대한 토론회를 여는 등 본격적인 여론수렴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EITC 기획단은 재정경제부, 보건복지부, 국세청, 청와대 차별시정위원회, 민간학자 등으로 구성돼 준비작업을 벌여왔으며, 현재 최종안에 대한 손질을 하고 있다.
EITC는 저소득층의 소득에 비례해 소득세 공제폭을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때문에 EITC 성공의 관건은 정부가 저소득층의 소득을 얼마나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는 셈이다. 현재 저소득층에 대한 소득파악 비율은 54%에 불과하며, 이 비율이 70% 이상 돼야 EITC 도입이 가능해진다는 게 조세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금융회사가 기업체에 임금결제에만 사용할 수 있는 ‘EITC카드’를 발급하고, 고용주는 현금 대신 이 카드로 임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올 정기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금융회사는 결제내용을 국세청에 신고해야 하므로 소득파악이 한결 수월해진다. 또 소득공제 혜택을 원하는 저소득 근로자들이 연말정산 때 신고하는 소득 내용과 금융회사의 1차 신고내용을 대조, 허위여부를 검증할 방침이다.
사업자가 일용직 등에게 지급한 급여명세서를 국세청 전산망을 통해 의무적으로 보고하거나 직불카드 소득공제 한도를 높일 경우 소득파악 사각지대가 대폭 줄어들 수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하지만 정확한 소득파악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더라도 재원확보는 여전히 쉽지 않은 문제다. 정부는 기초생활수급대상자 412만명 가운데 일할 능력이 있는 132만명을 EITC 수혜대상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필요한 재원은 연간 2조~4원으로 추정된다. 기획단 관계자는 “소득파악과 재원확보 등 난제에 대한 정책적 합의만 도출된다면, 내년 이후 EITC 실시가 가능하다”며 “공청회에서 나타날 여론의 향배가 EITC의 운명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 근로소득보전세제(EITCㆍEarned Income Tax Credit)
일정소득 이하의 근로소득자를 대상으로 소득에 비례한 세액공제액이 소득세액 보다 많은 경우 그 차액을 환급해 주는 제도다. 이를 통해 저소득층의 근로의욕을 고취, 가난에서 탈출하게 하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연 소득 1,500만원인 근로자의 EITC 공제액이 200만원이고 내야 할 세금이 100만원이라면, 세금 전액감면은 물론 공제액과의 차액인 100만원을 추가로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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