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국무총리가 또 골프 구설수에 휘말렸다. 이 총리는 지난 주말 영호남 일대에 장마철 호우 경보와 주의보가 내려진 시각에 제주도에서 진대제 정통부장관 등과 함께 골프를 즐겼다.
이날 골프 모임은 두 달 전에 잡힌 일정인데 이 총리는 주 5일 근무제가 공무원에게 확대 시행된 첫 토요일을 맞아 ‘쉬는 날엔 쉬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겸해서 가족과 함께 제주도에 갔다고 한다.
골프 인구가 크게 늘면서 골프에 대한 일반 국민의 인식이 많이 달라졌고 ‘이런 날에 고위공직자가 골프라니’ 라는 식의 고식적 비난은 이제 그만 둘 때도 됐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다르다.
이 총리가 골프를 시작했을 즈음에 전남북 지역에 호우경보가 내려졌고 곧 부산ㆍ경남 지역에까지 경보가 확대됐다. 재해ㆍ재난 업무를 총괄하는 중앙안전관리위원장인 총리는 당연히 비상근무라도 하면서 피해상황을 살피고 수방대책을 지휘했어야 했다.
더욱이 게릴라성이 강한 장마철 호우는 예보가 힘들어 한층 더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었는데도 장마 한 가운데서 예정된 골프 일정을 강행했다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 총리는 4월5일 식목일에도 강원도 고성ㆍ양양 지역에 큰 산불이 났을 때 총리실 간부들과 골프를 치다 뒤늦게 중단한 사실이 알려져 곤욕을 치렀다.
이 총리는 당시 국회 대정부질문 시간에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근신하겠다”고 했었는데 채 석달이 못 간 다짐이 되고 말았다. 불과 1주일 전인 전방 GP총기난사 사건 희생자 장례식 날에는 공무원들에게 공무금지령을 내리기도 했던 이 총리가 정작 자신의 골프에는 관대했던 셈이다.
그 동안 이러 저러한 일로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아온 이 총리다. 소신과 주관을 앞세우기 전에 어려운 시기를 살고 있는 국민들의 마음을 살피는 총리의 자세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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