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중도적인 판결 성향을 보인 샌드라 데이 오코너 미 연방 대법관의 후임으로 보수적 성향의 법관을 지명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입맛에 딱 맞는 보수주의자를 고르기는 쉽지 않다. 헌법해석과 판결성향이 보수라고 해도 다 같은 색깔의 보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뉴욕 타임스는 3일 부시 대통령이 고려해야 할 보수주의자의 범주로 5가지를 꼽았다. 먼저 헌법을 그 제정자들이 이해했던 그대로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원본적 보수주의자들을 들 수 있다.
헌법 원문 해석에 충실한 이 그룹은 1980년대 이래 보수적 법률가들 사이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키워왔다. 현 대법관 중에서 가장 보수적인 입장에 서있다는 평가를 받는 앤토닌 스캘리아가 여기에 속한다. 이 기준을 따를 경우 연방 제10순회 항소법원의 마이클 매코넬 판사가 후보자로 거론된다.
자유의지론적 보수주의자들은 정부의 개입을 극소화하고 개인의 자유를 극대화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 특히 이들은 개인의 경제적 자유를 옹호하고 있다. 흑인 대법관인 클레런스 토머스가 대표적이다.
법률적 지혜가 오랜 세월을 거쳐 축적된다고 믿는 전통적 보수주의자들은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판례를 뒤집는 데 거부감을 갖고 있다. 시카고대의 데이비드 스트라우스 교수는 “이들이 뉴딜 정책 이후 거의 반세기 동안 미국의 법률적 흐름을 주도해왔다”고 본다. 데이비드 수터 대법관이 여기에 속하며 제임스 하비 윌킨슨 버지니아 리치몬드 연방항소법원 판사가 이 흐름에 부합한다.
오코너 대법관 같은 실용적 보수주의자들은 헌법의 원전이나 역사보다는 그들의 판결이 일상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경험적 증거들에 더 관심을 쏟는다.
윌리엄 렌퀴스트 대법원장과 스티븐 브레이어 대법관도 이 그룹에 포함된다. 이밖에 법원이 미국 정치에서 극히 제한된 역할을 해야 하며 의회의 입법을 존중해야 한다고 믿는 보수주의자들도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분류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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