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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갤러리 '살가도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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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갤러리 '살가도展'

입력
2005.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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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원래부터가 기록성과 밀접한 매체이다. 순간은 포착되는 즉시 영원성을 얻는다. 그러나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 혹은 결정적 순간을 포착하는 것은 카메라가 아닌 찍는 사람의 시선이다. 객관성을 가장하지만 가장 주관적일 수 밖에 없는 모순은 사진의 정체성을 끊임없이 흔들면서 현대 예술계에서 가장 논쟁적인 매체로 발돋움시킨다.

서울 태평로 서울갤러리에서 8일부터 열리는 ‘세바스티앙 살가도 한국전’은 진실을 전달하는 매체로서 사진의 압도적인 힘을 보여준다.

현존하는 20세기 최고의 다큐멘터리 거장 살가도(61)는 서구 근대화 이론의 대척점에 서있던 종속 이론과 해방 신학의 세례를 흠뻑 받은 세대로 자신의 고향 라틴 아메리카에 사는 사람들의 삶에 렌즈를 들이댔다. 브라질 출신으로 경제학 박사이기만 글보다 사진을 택한 이유는 ‘(사진이) 수천편의 글이나 말보다 현실을 더 잘 보여 주기 때문’.

진실을 낚는 데 살가도는 인류학적인 접근법을 택했다. 7~8년을 현지인들과 함께 살며 그들의 친구로, 동료로 녹아 들어가 사진을 완성했다.

자연히 살가도의 사진은 서구 이외의 국가나 민족에 대해 낭만적으로 이상화하거나 야만적인 구경 거리로 전락시키는 서구적 시선을 철저히 배제한다. 오히려 혹독한 환경과 척박한 삶 속에서도 꿈과 희망을 키우고 인간의 존엄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을 묘사한다.

서구 자본주의의 주변부로 전락한 라틴아메리카의 현실을 렌즈의 시선으로 보여 주려는 의도는 다분히 사실적이다. 대상을 ‘불쌍해 보이게’ 하는 표피적 접근을 뛰어 넘어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며, 당연히 인간적으로 살 권리가 있다고 웅변한다.

국내 첫 공개되는 살가도의 작품은 1977~2001년까지 24년에 걸쳐 제작된 ‘라틴 아메리카’ ‘노동자들’ ‘이민 난민 망명자’‘기아 의료’ 등 4개 시리즈, 총 173점에 이르는 오리지널 프린트다. 전시는 9월 3일까지, (02)733-6331

/이성희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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