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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先公後私' 경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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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先公後私' 경관

입력
2005.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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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몰래 고민했지만 조직을 살리는 일이라 여겼습니다.”

음주운전 단속 과정에서 음주측정 자료를 바꿔치기한 동료를 처벌한 공으로 1계급 특진하게 되는 전남 장성경찰서 교통사고조사계 조장현(37) 경장은 3일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털어놓았다. 경찰관의 비리를 적발하고 처벌해 특진 된 사례는 경찰 60년 역사에서 처음이기 때문이다.

조 경장은 2003년 12월 조사하던 한 음주운전 피의자가 혼잣말로 투덜대는 소리를 놓치지 않았다. “고속도로 순찰대 형님이 도와줬는데도 면허정지를 당하게 됐네.” 조 경장의 추궁이 이어졌다. 결국 고속도로 순찰대 김모(36) 경장이 청탁을 받고 음주측정치가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운전자 대신, 조수석에 앉아 있던 사람의 음주수치를 측정해 면허정지로 조작한 사실이 밝혀졌다. 김 경장은 허위공문서작성 혐의로 입건돼 다른 곳으로 옮겨가야 했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가족도 있으니 봐달라”고 찾아오는 상사가 있는가 하면 주위의 따가운 눈초리도 견뎌야 했다. 무엇보다 제 식구를 처벌하는 게 엄청난 부담이었다. 하지만 “국민에게 사랑 받는 경찰관이 되겠다”는 평소 소신대로 밀어 부쳤다. 다행히 김 경장은 순순히 혐의를 인정했고 잘못을 뉘우쳤다.

조 경장은 평소 원칙적이고 확실한 업무처리로 한국판 ‘언텃치어블(Untouchableㆍ매수불가능자)’로 불리운다. “밥값이나 하라”며 교통사고 관련자들이 건네는 금품을 6차례나 거절한 사실도 확인됐다. 1999년 순경으로 임용된 그는 지난해 3월 경장으로 진급한지 1년여 만에 다시 진급이 결정돼 고속승진 가도를 달리게 됐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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