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게이단렌(經團聯)은 정부 고위관리의 민간기업 낙하산 인사를 거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닛케이(日經)신문이 2일 보도했다.
게이단렌의 오쿠다 히로시(奧田碩) 회장은 11일 회장단 회의에서 반대가 없을 경우 이 같은 방침을 의결, 1,500여 회원기업과 재계 단체에 실천하도록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재계에서 게이단렌 회장의 요청은 관례적으로 강한 구속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것이 실현될 경우 일본 정부의 공무원인사관행에 커다란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정부는 중앙정부 과장 이상의 공무원이 퇴직 후 2년 동안 관련 회사에 재취직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지만, 퇴직 시기가 빠른 고위 간부에 대해서는 민간기업으로의 낙하산 인사를 관행적으로 인정해 왔다.
오쿠다 회장이 이처럼 이례적인 극약처방에 나선 것은 최근 발생한 건설업체 단합사건에서 일본 특유의 낙하산 인사의 난맥상이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들은 오랫동안 정부발주의 교량 공사를 담합으로 도맡아왔는데, 담합의 주역이 도로공단 출신의 낙하산 간부들이었음이 수사결과 속속 밝혀지고 있는 것이다.
오쿠다 회장은 그러나 20~30대 젊은 공무원은 앞으로도 계속 받아들이고, 이미 낙하산 인사로 기업에 취직한 사람들의 퇴직도 요구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