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공석 중인 여의도연구소 소장에 3선의 김기춘 의원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어 논란이 일 전망이다. 영남 보수세력의 대표 주자인 김 소장이 당의 씽크탱크를 맡을 경우 당의 보수적 이미지가 한층 진하게 투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고위관계자는 3일 “여연 소장을 정치력 있는 다선 의원 중에서 선택한다는 내부 방침을 정하고 검토해본 결과, 김 의원이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주중에 여연 이사회를 소집해 소장 임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박근혜 대표가 지난해 말 국가보안법과 과거사법 등을 둘러싸고 여당과 대치했을 때 김 의원으로부터 법적 조언을 들으면서 ‘합리적이고 논리적’이라는 평을 내렸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YS정부 시절 법무장관을 지낸 대표적인 보수 인사. 당내에선 그의 여연 소장 임명이 한나라당에 보수적 이미지를 덧칠, 그 동안 이를 벗어나려던 노력을 무위로 돌아가게 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특히 소장그룹의 수요모임과 비주류의 국가발전전략연구회는 최근 박 대표의 위상강화에 따른 당의 보수화를 강하게 비판해 왔기 때문에 김 의원 임명은 박 대표와 반박(反朴) 진영의 또 다른 갈등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권혁범 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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