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케니 로저스가 당분간 못 나오더라도 텍사스에는 이제 박찬호가 있다.”
AP통신은 2일(한국시각) 세이프코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7이닝 2실점(6-2 승)으로 시즌 8승째(2패ㆍ방어율 5.50)를 따낸 박찬호의 특급투를 이렇게 전했다. 사진기자 폭행 사건으로 20경기 출장 정지 중징계를 받은 로저스를 대신해 박찬호가 이제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여기만 오면 나도 모르게 투구가 잘 된다”는 말처럼 박찬호에게 세이프코필드는 역시 승리의 땅이었다. 박찬호는 이날 승리로 세이프코필드에 통산 7차례 선발 등판해 4승1패 방어율 1.54를 기록했다. 투구 내용도 일품이었다. 총 111개 투구 수 중 스트라이크는 65개, 최고 구속은 151km를 찍었다. 특히 상대 타자를 땅볼로 유도하는 노련한 두뇌피칭(땅볼 10개, 플라이아웃 5개)과 탈삼진 6개의 위력을 앞세워 6경기 연속 홈런을 얻어맞지 않는 무피홈런 행진을 이어갔다.
2경기 연속 7이닝 2실점의 호투 릴레이를 지켜본 텍사스의 벅 쇼월터 감독은 “박찬호에게 진정 바라던 모습이 바로 이런 것”이라며 무너져가는 선발 로테이션을 다시 일으키고 팀 분위기를 바로세울 선수로 박찬호를 지목했다. 박찬호의 호투에 고무된 텍사스는 3일 시애틀 전에서도 5-5로 맞서던 9회초 게리 매튜의 짜릿한 역전 솔로포를 앞세워 6-5로 승리, 파죽의 4연승을 달렸다. 박찬호는 7일 보스턴 레드삭스 전에 출격한다.
김일환 기자 kev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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