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사직서를 제출한 샌드라 데이 오코너(75) 미 연방 대법관은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으로 꼽혀왔다. 그것은 미국 최초의 여성 연방대법관이라는 이유만은 아니다. 중도보수 성향을 가진 그는 보수와 진보로 양분된 대법원 내에서 항상 결정적 캐스팅보트를 행사해왔기 때문이다.
1981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에 의해 처음 발탁된 오코너 대법관은 88년 유방암 수술을 받고도 2주만에 업무에 복귀할 만큼 강인함과 근면성을 보였다. 최근에는 미시건 대학의 소수 인종 우대정책을 둘러싼 판결에서 대법관들의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지만 그는 부시 대통령의 주장을 거부하고 합헌 쪽에 손을 들어주었다.
그는 스탠퍼드대 법대를 우등 졸업하고도 법률 회사 등의 취직 인터뷰에서 번번이 낙방했다. 50년대 여성이 전문직에 진입하기는 그만큼 어려웠다. 그러나 애리조나 주 판사를 역임하며 51세에 일약 연방 대법관으로 발탁됐다. 그 후 낙태와 사형제도 문제 등 사회적 대형 이슈에서 이념에 편향되지 않은 입장을 취해 20여년간 대법원 뿐 아니라 미국 사회의 균형추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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